임수현의 MTB 여행 10



화야산은 청평대교를 건너 좌회전하여 뾰루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우회전하여 삼회리를 거쳐 수입리를 지나 노문리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마석에서 출발하는 경우 새터입구를 거쳐 대성리까지는 차도를 따라가고,
대성리유원지부터 청평대교까지는 강변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조금 먼 거리지만 양수리를 지나 문호리, 수입리로 가는 길도 있다.
가장 접근하기 편한 코스는 차를 이용하여 서종IC로 빠져나와 수입리로 들어서는 길이다.
 

북한강을 따라 춘천 길로 들어서는 이들은 늘 그렇듯이 낭만을 달고 떠난다.
경춘가도의 나이는 항상 20살이다.
70년대나 지금이나 새터, 대성리, 청평을 지나면서 청춘을 떠올린다..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그 길에는 경춘선이 추억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에 빠져들기 전에 무드를 잡던 그곳에는 젊은 미소가 있다.
자연은 조건을 달지 않기 때문에 그냥 그녀를 품을 수 있었던 그곳을 지나간다.
“미치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그곳에 또 다른 거짓말쟁이들이 손잡고 지나간다.

청평대교를 지나면서 속도를 줄인다.
지금은 청평면이지만 몇 년 전까지 외서면 청평리였다.
마석도 화도읍 마석우리인 것과 같다. 아마도 기차역이 고유 명칭으로 부각된듯하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5대의 잔차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설악방면으로 좌회전하면서 꼬부랑길을 수차례 지나간다.
아침 일찍부터 수상스키를 타는 이들이 물살을 가른다.

20분쯤 달려 청평 호수 끝부분에 다다르면, 오른쪽으로 임도 입구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을 지나 다시 10분쯤 올라가면 크리스털 생수공장이 있고, 정문을 통과하면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시작부터 가파른 고개를 올라, 6부 능선쯤에 도달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으로 1km쯤 북쪽으로 가면 화야산 임도의 끝이다.
좌측으로 평탄한 길을 꼬불꼬불 2km를 돌다보면 다시 삼거리가 나타난다.
좌측으로는 프리스틴골프장으로 내려가고, 우측으로는 산림보호를 하는 임도다.

서남쪽으로 북한강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화야산은 고동산과 붙어 있다.
우측으로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가파른 고개가 시작된다.
모두들 도로 상태에 만족을 한다. 비단길이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페달에 힘을 준다.
지난해 무너진 산비탈을 최근에 공사한 흔적이 곳곳에 있다.
5월 15일 까지는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산나물을 채취하는 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곳곳에 차들이 주차해 있고, 가끔 보이는 두릅나무 끝은 모두 잘려나갔다.

도로 상태는 양호한데 앞에 가는 자전거에서 퍽 소리가 난다.
바위를 뛰어 넘는 재주를 피우다 타이어가 찢어졌다. 어쩔 수 없이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다시 출발하여 10여분쯤 갔을 때 또 펑크다.
자주 라이딩이 끊겨 산뽕의 맛이 줄어들지만 덕분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화야산의 계곡은 갈수록 깊어진다. 
화야산 임도는 정상이 없다. 그만큼 완만함이 정상을 못 느끼게 한다.
정상에서 하산 길을 잃은 등산객들이 길을 물으며 산악자전거에 관심을 갖는다.
헬멧과 고글 때문에 나이 구분이 안됐는지 젊은이로 봐준다.
다운힐이 길다. 엉덩이의 통증을 줄이는 시간이다.
그러나 다시 가파른 경사면이 나타나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터질 듯한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목까지 차오른 가쁜 숨을 토해낸다.
 

스릴보다는 안정된 다운힐을 즐길 수 있는 화야산의 매력은 부드러움이다.
서남쪽으로 돌아가면서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산자락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도로와 마을이 보인다는 것은 산길의 끝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렘의 마지막인 내리막길을 달린다.
엘림농원 입구까지 내려오는 길에 새로 난 도로가 여러 개 보인다.
직선 길을 택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갈래 길이 생겼다.
보통은 이곳에서 출발하여 생수공장으로 내려가는데 거꾸로 타는 재미도 있다.

임도 입구에 도달하여 장비를 점검한 후 인근에 있는 막국수 집으로 향한다.
막걸리와 편육 그리고 시원한 막국수로 배를 채운 후 수입리 마을에서 기념촬영 한다.
강 건너에 새터 유원지가 보이고, 새로 난 서울-춘천고속도로 다리가 마석 방향으로 놓여 있다.
모두들 다리를 건너고 싶은 표정이다. 더욱이 서풍의 강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다. 거리상으로는 오른쪽 청평방향이 가깝다.
그러나 처음부터 고개를 넘어야 한다는 말에 일부가 양수리로 가자고 한다.
오랜만에 강바람 맞으며 북한강 따라 내려가자는 의견이 많다.
두물머리의 철교가 보이는데 바람이 가는 길을 가로 막는다.
문호리쯤 왔을 때 모두들 후회를 한다.
청평역을 그리워하면서 양수철교까지 앞만 보고 달린다.

남한강자전거도로 가운데 명물이 된 양수철교는 사진촬영장이 되었다.
항상 부는 강바람 때문에 위험한 코스지만 주위 경관을 보며 달리는 맛은 일품이다.
마주보이는 운길산 수종사의 종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남한강과 합치는 두물머리의 옛 모습을 떠올려본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 땅 마재(능내리)가 있고, 서학을 전파하던 천진암으로 가는 물길이 보인다.
마주보이는 검단산 밑에는 이후락의 옛 별장이 두물머리를 바라보고 있다.

양수리부터 수종사입구를 거쳐 군부대 앞까지는 군데군데 자전거도로 공사 중이다.
금년 말에 완공될 북한강 자전거도로 구간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다리가 다시 보인다.
좌회전하여 화도하수종말처리장에 있는 피아노화장실에 도착하여 마지막 인증촬영을 한다.
 

모란공원 뒷길을 따라 달길리 마을을 지나 마석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해가 길어진 탓에 한낮의 풍경 그대로이다.
달의 길이라는 달길리는 겨울철에 달 따라 가는 길이었다.
덕소에서 월문리 고개를 넘어 달길리를 거쳐 월산리로 넘어가는 달의 길이 자전거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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