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파리부터 예사롭지않게 생겨
...
어릴 때
항상
바라보고
살펴보고
또 가지고 놀았던 제비꽃
제비꽃이 피면, 늘
강남갔던 제비들이 돌아와
빨래 줄에 앉아 하얀 똥 하나 떨구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대청마루 벽에 집을 지으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이젠,   
제비꽃이 피어도
제비들을 쉽게 볼 수 없는 허전함
유년을 잃어버린 아쉬움
 
아직
북서풍이 끝나지 않은 봄 날부터
양지쪽 길목이나 집주변
잔디밭
밭둑에서
아늑한 꽃놀림으로
벌나비를 불러 모으던 꽃
하나 뚝 따서
꽃집이라고 생각하던 밑동
손톱으로 문질러 잘라낸 뒤
줄기를 동그랗게 돌려
꽃집에 꽂아
풀꽃반지를 만들어
여동생과 막내동생 집게손가락에 끼워주던 일
제비꽃씨 또한
덜 여문 하얀 것은 쌀밥
까맣게 여문 것은 보리밥이라며 먹고 놀던 때
 
따듯한 봄 날
제비꽃을 보며
아련한
유년의 기억
정겨움
평화로움을 되품으려
한 송이 뚝 따서
풀꽃반지를 만든 후
집게 손가락에 끼고
아른아른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판에서
어린시절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본다
/시인, 세계모던포엠작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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