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53>

[논객칼럼=김대복]

“접촉해야 하는가, 접촉해야 하지 않아야 하는가? 그것이 문제로다!”

코로나19는 연인들에게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사랑은 접촉이다. 마음을 나누고, 몸으로도 대화를 나눈다. 몸의 접촉은 스킨십이다.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어깨를 토닥이고,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키스를 나누는 행위 등이다.

이같은 사랑법은 코로나19 이전(Before Covid-19)에는 자연스러웠다. 특히 키스는 사랑의 촉진제로 연인들을 행복하게 하는 축제였다. 혀와 입술을 교환하는 달콤한 키스는 기분 좋은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생성을 5배 이상 늘린다. 또 칼로리도 자연스럽게 소모시켜 체중 감소효과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After Covid-19)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의 주된 경로가 재채기, 대화, 호흡 때 나오는 비말이기 때문이다. 연인이 밀어를 속삭이고 키스 등을 할 때는 침방울의 교환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감염의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에 키스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키스로 인한 감염우려의 목소리는 종종 있었다.

픽사베이

대표적인 게 국제시민단체인 키스반대연합이다. 이집트 소아과 의사인 아델 애셔가 주도한 이 단체의 주장은 ‘키스 금지’(No kisses after today)다. 이유는 키스로 인한 조류독감 전염 가능성이다.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된 게 코로나19다. 결국 코로나19 대처법 중 하나는 대면 키스 자제다. 특히 오랜 연인이 아닌 새로운 사람과 만나 키스하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 침방울 전파를 막는 사랑법은 전화나 SNS를 활용한 온라인 데이트다.

하지만 비대면의 만족도는 대면 접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키스도 그렇다. 화상 키스를 통해서는 상대의 독특한 체취가 느껴지지 않는다. 키스는 상대의 입냄새를 맡는 행위다. 혀와 혀의 교환 때는 침샘 근육이 자극된다. 한번 키스할 때 두 사람은 행복의 신경전달 물질 생성과 함께 최대 9mg의 침을 나눈다. 또 약 8000마리의 세균이 오간다.

이를 통해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상대의 미세한 체취, 독특한 입냄새, 침의 교환을 통해 안심하는 심리적 기제와 면역력 증진 효과도 있다. 이같은 긍정 키스를 위해서는 구강청결이 에티켓이다. 양치를 하고, 물을 마셔 구강을 청결히 하는 게 좋다. 어떤 이는 사탕으로 입안을 향기롭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입냄새가 지독한 경우가 있다. 연인의 입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지독한 구취로 키스가 부담스럽다는 경우다. 이 경우는 생리적 구취가 아니라 질환에 의한 입냄새일 가능성이 높다. 구강이나 이비인후, 내과적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BC시대와 코로나19 이후인 AC시대는 사랑법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입냄새 부담은 많이 줄었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입냄새가 상대에게 잘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인간의 키스 때는 BC시대나 AC시대나 별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구취를 하루빨리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행히 입냄새는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다. 심하지 않으면 1개월 정도면 치료된다. 심해도 대부분은 3개월 이내에 좋은 결과를 얻는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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