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 칼럼=석혜탁]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카우스의 작품 ‘Passing Through’ Ⓒ석혜탁 촬영

“예민하다고 자책하지 마.”

외모는 ‘상남자’인데 스스로 예민하다는 것을 유별날 정도로 못마땅히 여기는 후배 D에게 한 말이다.

그는 특히 자신이 ‘남자라서’ 예민한 것이 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예민함의 정도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과 시점에 따라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의 크기는 늘 다르다. 또 예민하든, 둔감하든 간에 이런 개인이 특질까지 성별과 연결을 짓는 것은 굉장히 촌스러운 작태다. 옳지 못하다, 문제가 있다 등의 표현보다 정말 ‘촌스럽다’는 말이 제격일 듯하다.

누군가는 예민하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필자의 눈에 D가 보여주는 행동은 대개 ‘섬세함’에 가까웠다. 혹은 디테일에 강했고, 분석적이었으며, 신중했다. 이게 나쁜가?

섬세한 D의 마음, 시각, 눈빛이 남들과는 다른 이채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토양이 됐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예민하기에, 또 섬세하기에 다른 사람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은 그 ‘무엇’이 당신에게는 포착이 된다. 고로 예민함은 흠이 아니라 당신이 가진 자질이고, 능력이며, 자산이다.

지금보다 좀 더 예민해져도 괜찮다!

섬세한 또는 예민한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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