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취업은 이렇게 한다(1)

[논객칼럼=서용현]

취업에 관한 착각과 신화(神話)가 많다.

이 글이 그런 착각/신화를 깨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스펙에 익사하지 말라

회사에 지원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 뭐냐? 스펙과 학벌?

이것들은 ‘주어진’ 것이다. 갑자기 바꿀 수도 없다. 여기에 매달리지 말라. 스펙/학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회사에 돈을 벌어줄' <역량>이 있는지 여부다. 왜 자기소개서를 내라고 하는지 아는가? ‘스펙 외의 다른 것’ , 즉 ‘역량’을 보기 위함이다. 스펙, 학벌이 나쁘다고 쫄 것 없다. 이제 스펙이 약한 사람도 자기소개서/면접만 잘하면 취업에 성공할 길이 있다.

과거에 왜 스펙을 중시했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스펙이 좋으면 머리가 좋다는 착각'이다. 그러나 스펙을 좋게 하기 위해 암기공부를 할수록 돌대가리로 된다. 단순지식을 암기할수록 두뇌에 똥이 쌓여 ‘똥 대가리’가 된다. 사고력, 창의력이 나빠진다. 컴퓨터 시대에 단순지식은 정말 똥이다. 컴퓨터에서 금방 찾을 수 있는 것을 외우는 돌대가리를 왜 뽑는가?

둘째 이유는 과거에는 인재를 선발할 기준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이다. 부득이 학벌, 성적, 자격증 등 역량과 무관한 것들을 선발 기준으로 삼았다. 내용물을 보지 않고 ‘포장만 보고’ 뽑은 셈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회사에 돈 벌어줄 사람'은 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역량 있고 인간관계가 좋은 ‘쓸모 있는 사람’임을 경험을 통해 깨달아 가고 있다.

돌격!

지금은 취직시험의 전환기다. 이제 성적/스펙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취직시험의 핵심이다. ‘서류심사’는 수많은 지원자 중 적정면접인원을 추리기 위한 행정편의에 불과하다. 최근에 서류심사는 형식화되고 ‘인적성 검사’라는 일종의 IQ검사로 면접대상자를 추린다. 지식보다 두뇌가 중요함을 회사들이 깨달은 것이다. 범생 내지 공부벌레가 회사에 돈을 벌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도 학생들은 학벌, 스펙에 집착한다. 성적, TOEIC에 목숨을 건다. 그러나 취직이 안 되는 이유는 스펙이 아니다.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된다. 문제는 학생들이 성적/스펙에 집착하느라 더 중요한 역량, 즉 '돈을 벌게 하는 역량'을 쌓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시험이나 TOEIC시험 준비에 매달려 역량, 소통능력, 특기를 개발하지 못한다. 암기공부에 몰두하느라 경험이나 창의적인 역량을 쌓을 시간도, 의지도 없다. 그래서 스스로를 쓸모없는 인간으로 만든다. 말하자면 ‘스펙에 익사’한다.

제발 스펙은 잊어라. 성적도 잊어라. 이젠 역량이다. 자신이 '회사에 돈을 벌게 해줄 사람'인지를 자문해보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역량을 쌓는 데에 집중하라.

픽사베이

회사에 돈 벌어줄 사람

그러면 누가 '회사에 돈 벌어줄 사람이냐? 학벌/스펙 좋은 사람? 아니다. 역량이 있고 인간관계가 뛰어나며 창의력, 상상력, 호기심이 좋은 사람이다. 무학(無學)이었던 현대 창업자 정주영씨, 대학 중퇴생이었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크버그가 어떻게 성공했느냐? 이들을 본 따라. 범생을 본 따지 말라. 스펙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퇴색될 것이다. 스펙이 회사에 돈을 벌어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벌 좋은 학생 중에는 머리가 좋은 학생도 있지만, 암기만 많이 한 범생 또는 공부벌레들이 많다. 이들 범생은 모험심도, 도전정신도 없다. 이런 사람은 회사에 돈을 벌어주지 못한다.

남들이 모두 ‘스펙 줄’에 서서 ‘묻지 마’하면서 뛰어갈 때, 너는 ‘스펙 줄’의 꼴찌에 서서 따라갈 셈이냐? 방향을 돌려라. “이 쪽이다” 하면서 스펙과 반대방향으로 뛰어라. 그 방향에서 1등이 되어라. 그 방향은 예를 들면, 도전정신, 배짱, 패러다임의 전환 등이다. 이는 현대 정주영 회장의 주특기 분야였다. 오늘의 기업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인재들이다.

반면에 오늘의 기업이 젤 싫어하는 사람은 비겁하고 머리가 나쁜 ‘복사형 인간’이다. 예컨대 ‘학벌 세탁’을 하는 사람들을 보자. 이들은 자신의 스펙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원에 가서 학벌 세탁을 한다. 나 같으면 이런 사람은 안 쓴다. 석사(碩士)가 된다고 회사에 돈 벌어주는가? 취업에 실패해서 대학원 간 것을 모두 안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자격증 땄다고 누가 감동하겠느냐? 자격증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은 만인이 안다. 정주영 씨가 자격증 땄더냐? 스티브 잡스가 땄더냐?

네가 사장이라면 너를 채용하겠는가?

“네가 그 회사의 사장이라면 너를 뽑겠느냐?” 이에 대한 답이 명백히 No라면 포기하라. 시간낭비 하지 말라. 하지만 네가 스펙이 나쁘더라도 회사에 돈 벌어줄 개성과 특기가 있으면 당당하게 자기소개서에 쓰고 면접에서 말하라.

우리 취업준비생들은 '남들이 얘기하는 스펙'을 쌓는다. 학벌, 학점, 영어, 자격증 등이다. 다들 비슷하다. 수요자(회사 사장)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쓸데없는 거 하느라고 정작 중요한 역량은 못 쌓았구먼' 하지 않겠는가? 스펙을 뭐에 쓰겠는가? SKY대학 출신만 채용해서 뭐에 쓰겠는가? 스티브 잡스처럼 용기와 모험심이 있는 대학중퇴생도 써야 할 것 아닌가?

내가 사장이라면 ‘범생’은 뽑지 않겠다. 얌전하고 진부한 범생들은 적극성이 떨어지고, 당일치기/암기공부의 결과인 범생의 지식이 돈 벌이에 도움이 되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다. 교과서만 달달 외우고 창의, 소통, 인간관계가 딸리는 공부벌레가 회사에 돈을 벌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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