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취업은 이렇게 한다(2)

[논객칼럼=서용현]

너는 회사가 취업자를 고른다고 생각한다. 네가 회사를 고르면 어떠냐? 취업은 너의 인생을 건 벤처다. 그렇다면 '네가 좋아하고' '네가 잘 할 수 있는' 회사를 네가 골라야 한다.

취직에 매번 떨어졌다 해서 ‘아무 데나’ 갈 것이 아니다. 연봉이 조금 많다고 앞으로 망할 회사, 미래 전망이 없는 회사를 선택하지 말라. 남들이 몰리는 대기업에 줄 서서 노상 떨어지지 말라. 지금은 연봉이 많지 않지만 전망이 밝은 중소기업을 선택하라. 그러면 네가 네 회사를, 그리고 네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왜 중소기업을 안 가려 하는가? 역사는 중소기업이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중소기업이었다.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피사로도 중소기업이었다. 바이킹은 죄다 중소기업이었다. 삼성, 현대, 대우도 초기에는 중소기업이었다. 그곳에서 고생하던 사람들은 학벌 나빠도 다 사장이 되었다. 안정 타령 하지 말라. 안정은 너의 무덤이다.

1. 긴 줄에 서지 말라

한국 학생들은 바보다. 대기업만 좋아한다. 20전 전패(全敗)를 하고도 계속 대기업에 줄을 선다. 고액 연봉이 눈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 줄>에 서면 성공하기 어렵다. <긴 줄>은 ‘피 바다(red ocean)'이기 때문이다. 이류대, 삼류대 출신이 요행히 대기업에 들어가도 피 나는 경쟁 때문에 우울증 걸리거나 도중하차하기 십상이다. 고액 연봉을 공연히 주는 게 아니다. 대기업들은 ’부려먹어서‘ 본전을 뽑는다. <긴 줄>에 서지 말라. 예컨대 미녀의 줄에 서 보라. 만년총각 딱 아니냐?

네가 재능을 발휘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직장에 가라. 네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직장에 가라. 연봉 따지지 말라. 중소기업에서는 네가 잘하면 승진도 빠르다. 그 회사의 스타가 되라. 그 회사의 CEO를 꿈꿔라. CEO의 봉급은 충분히 많을 것이다. 로마의 카이사르 같은 천재도 “로마에서(西) 2인자(人子)가(家) 되느니 마을에서 1인자가 되겠다”고 했다.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 빌딩군@오피니언타임스

2. 이런 회사에 가라. 미래가 있는 기업으로 가라.

미래에 어떤 기업이 뜨는가? '패러다임을 전환할 줄 아는 기업'이다. 특히 그런 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에 가라. 예를 들자. 중소기업 C의 사장은 우수한 인력의 채용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고 지원자 ‘모두’를 직접 인터뷰한다. 스펙이나 학벌 보다는 창의성이나 인간관계 등을 본다. 이러한 방식은 미국 페이스북(주)의 마크 저크버그 사장이 간부직원을 채용할 때 같이 산책을 나가서 재능과 인간성을 직접 보고 채용을 결정하는 ‘산책면접’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회사라면... 무조건 들어가라.

<라면 값만 받고 다니겠다> - 관건은 사장이다

나는 아들의 취업과 관련,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돌려서 아래와 같은 회사를 물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30대의 김우중/30대의 정주영이 사장으로 있는 중소기업>

이런 회사라면, “라면 값만 받고 다니겠다”고 했다. 그 회사와 명운(命運)을 같이 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우중, 정주영은 이제 없다는 반응이었다. 모르는 얘기다. 잘 찾아보라. 그런 회사는 지금도 분명히 있다. 네가 큰 회사만 찾고, 연봉만 따지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3. 이런 회사는 가지 말라

1) 패러다임이 썩은 회사

우리 재벌기업 중에는 관료주의적 생각에 의해 아직도 은근히 학벌, 스펙을 따지는 기업이 있다. 일류대 출신이라 하여 역량 없는 공부벌레를 채용한다. 창의력 없는 외국박사들을 비싼 봉급 주고 채용한다. 망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이런 권위주의적 회사는 가지 말라. 평생 고생이다. 그리고 조만간 망한다. 면접하는 꼴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고루한 질문을 하는 면접관, 펭귄 복장(검은색 싱글)을 하고 나와 지망자가 펭귄 복장을 안 했다고 찡그리는 면접관...권위주의적 회사의 표상이다.

2) 전공 따지는 회사

아직도 전공을 따지고 상경계, 법정계 등으로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런 회사는 가지 말라. 돌대가리 회사다. 촌스러운 회사다. 곧 망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직장에 가면 쓸모가 있는가? 일은 직장에서 배운다. 진짜 공부는 직장에서 다시 한다. 전공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 요즘은 복수전공도 많아졌다. 내가 알기로는 최선의 전공은 ‘융합전공’이다. 특별한 전공이 없이 모든 분야에 식견과 통찰이 있는 천재가 되는 것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이들 회사에 지원하면 스펙이 없다 해서 쫒아낼 회사다. 희망이 있겠느냐?

3) 학교성적을 중시하는 회사

이건 ‘바보 회사’다. 판단력이 없는 회사다. 성적은 극히 좋고 현실과 동떨어진 지식을 얼마나 잘 암기했느냐에 관한 증명에 불과하다. 성적이 좋은 ‘범생’이 장사를 잘 할까? 경험도, 역량도, 인간관계도 부족한데 잘 할까? 성적이 ‘성실도’를 보여준다고? 웃기지 말라. 이것은 ‘성실’이 순종을 의미한다고 보는 사람들의 발상이다. 상사들이 부려먹기 좋은 ‘노예식 성실’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돌대가리 회사는 망한다. 가지 말라.

4) 자격증 따지는 회사

아직도 별 볼일 없는 자격증 따지는 회사가 있다. 자격증? 내가 보기에는 ‘취업 개그’다. 자격증 있다고 금방 일을 맡길 수 있나? 자격증이 있건 말건 신입(新入)들은 다시 현장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격증은 자격증 내 주는 공무원들 자리 마련해 주는 것 외에 의미가 없다. 이것도 파악을 못하는 멍청이 회사라면... 가망이 없다. 자격증은 운전면허만 있으면 된다.

이제 경쟁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세계화와 무한경쟁의 시대가 왔다. 무한경쟁 속에서 학벌 성적  스펙 등 ‘공허하고 허영된’ 기준에 의해 직원을 뽑는 회사는 망한다. ‘쓸모 있는‘ 인재를 뽑는 회사만이 살아남는다. 학생들도 자기 나름대로 상호의존의 미래에 대비한 구상을 그려 보라.

예컨대 상생(相生)의 시대에 뜰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뜰 것으로 본다. 반면에 스펙  학벌 자격증에 치중하는 경직된 회사는 기울 것이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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