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취업은 이렇게 한다(3)

[논객칼럼=서용현]

취업은 승부다.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진부하게 접근한다. 우선 눈치를 너무 본다. "회사가 모범생을 원한다”고 착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남들과 같이 판박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에서 내숭을 떤다. 범생 식으로 예절을 갖추고 ‘모범답안’ 식으로 답변을 한다. 그들의 태도가 가식임을 모르는 면접관이 있겠는가? 심사관으로서 나는 이런 친구들을 젤 싫어했다. 다른 심사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절대 회사에 돈 벌어주지 못한다.

승부를 잔머리로 피하지 말라.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라.

1. <모 아니면 도>

면접의 기본 전략은 “모 아니면 도“다. 뒤로 빼고, 몸을 사리면 안 된다. 그러면 너는 그렇고 그런 어중간한 점수를 받아서 낙방한다. 열정적이며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라. ’승부다‘라고 생각하라. '혼신을 다하여 돌격'한다고 생각하라. 그러나 비굴하지는 말라. 너의 본 모습을 보이고, 이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라. 여유를 가져라. 실내도 돌아보고 면접관에게 미소도 지어라. 이것들도 다 면접점수에 포함된다.

아주 드물게 모험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다른 펭귄(검은 싱글 양복 착용)들과 달리 콤비를 입고 오는 학생도 있다. 자기 별명이 ‘뜨거운 여자’라고 소개하는 여학생도 있었다. 발표와 답변을 뻣뻣하게 군대식으로 하지 않고 대화식으로 하는 학생도 있다.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학생도 있다. 노래를 부르는 학생도 기대했지만 아직 없었다. 이들은 아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우선 희귀종이고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회사에 돈을 벌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적인 면접관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그런 면접관은 드물다). 너의 모든 것을 최대한 솔직하고 직선적으로 털어놓아라. 회사가 그러한 너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직장을 찾아라. 그 직장은 너의 천명이 아니라고 생각하라. 회사가 너를 받아들이면 수요자(회사)와 공급자(너)가 서로를 잘 알고 계약한 것이 된다. 너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너의 가식을 믿고 채용한다면 그 회사에도 문제가 있고, 너의 회사생활도 불행해질 수 있다.

범생인 척 하지 말라. 범생은 널려 있다. 오히려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얘기해라. 자신은 여자 친구가 많으며 여자들 심리를 잘 안다고 써도 좋다.(심사관은 흥미를 갖는다) 친구가 몰매 맞는 것을 보고 싸움에 끼어들어 늘씬하게 맞은 경험을 써도 좋다. 대다수가 범생인 지원자들 중에서 용기 있고 배짱 있는 학생은 신선한 충격이 된다. 적극성과 창의성도 중요하다. 회사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겠는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생각해보고 그것을 대담하게 얘기해보라. 패기, 용기, 적극성, 창의성은 오늘의 대학생들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德目)이다.

픽사베이

2. 돌 직구로 승부하라

취업을 위한 최선의 전략은 ‘돌 직구’다. 경쟁률이 100: 1인데 예절이나 차리면서 진부한 전략을 취하면 가망이 없다. 우선 자기소개서를 통해 너의 패기와 각오를 솔직하게 전달하라. 예를 들면 “나는 이 회사의 CEO가 되고자 한다. 장차 내가 운영할 회사인 만큼 나는 눈치 보거나 잔머리 굴리지 않고 ‘혼신을 다하여’ 일하겠다”는 내용을 자소서에 쓰면 어떠냐? <솔직하라, 솔직하라, 솔직하라>

“누구에게도 솔직하라.” GE의 Jack Welch 전 회장의 말이다. 이제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람이 뜬다. 내숭 떠는 사람, 비밀 많은 사람은 누구나 싫어한다. 상대를 이기려 하지 말라. 술책을 쓰려고 하지도 말라. 술책이 없는 것이 최상의 술책이다. 너를 있는 그대로를 가식 없이 보여라. 작위적인 행동을 최대한 배격하라. 오늘의 세계에서는 순진함이 간교함을 이긴다. 바보 온달이 제갈공명을 이긴다.

나는 ‘매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키도 작고, 꽃 미남도 아니고... 그래서 내가 개발한 매력이 ‘솔직성’과 ‘의외성’이었다. 마음을 여는 것이었다.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약점까지 돌 직구로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매력이 된다. 특히 ‘의외성’은 직효였다. 대다수 사람들이 잔머리를 굴리는 상황에서, 나의 솔직/직접적인 접근방법은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소매가 술을 마셨어요>

중국무협영화 '천룡팔부'에서 천하제일고수인 '교봉'과 왕자 ‘단예’가 술내기를 한다. 단예는 술을 입으로 마시지 않고 소매로 흘러내린다. 이것은 잔머리다. 그러나 단예는 자기 소매가 술을 마셨다고 솔직히 말한다. 이것은 의외성이다. 이것으로 둘은 의형제가 된다.

절대 잔머리 굴리지 말라. 다 들통 난다. 큰머리를 잔머리로부터 구별시키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솔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다. “잔머리 세상에 남들이 다 잔머리를 굴리는데 나만 안 굴리면 손해 아닌가요?” 전혀 반대다. 잔머리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정책은 잔머리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을 솔직하고, 떳떳하고, 투명하고, 당당하게 하는 것이다. 잔머리는 서로 ‘상쇄’된다. 핸드폰 가게마다 ‘공짜’라고 하면 믿느냐? 반면에 솔직함은 상대의 잔머리를 용해시킨다. 즉, 무장해제 시킨다. 결국 솔직함은 친구를 만들고 ‘윈윈(win-win)’의 관계로 인도할 수 있다.

<사장에게 직접 호소하라>

네가 이 회사에 가면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학벌 등 허접스런 이유 때문에 못 간다고 생각하면 ‘돌진’하면 어떠냐? 사장을 찾아가서 호소하라. 또는 사장에게 간략하고 impact있는 편지를 보내라. 예를 들자. 대학생활을 바람둥이로 보낸 학생이 화장품 회사에 지원했다. 물론 서류심사에서 낙방했다. 그는 사장에게 1쪽 짜리 편지를 썼다. 제목(이것이 중요하다)은 “나는 어떤 여자라도 꼬실 수 있다”였다. 마무리는 “나는 모든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한 번도 차이지 않았다”였다. 우연히 이것을 본 사장은 이 친구를 직접 면접했다. Bingo! 여자의 마음을 아는 것은 화장품 회사에서 최고의 ‘역량’ 아닌가? 스티브 잡스는 비디오게임 제조 회사인 아타리(사)의 로비에 들어가 채용해 줄 때까지 버티고 있겠다고 고집 부리면서 데모한 적이 있다. 비슷한 수법이다. 너의 채용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네가 확신하면 회사도 확신하게 된다.

3. 승부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결국 승부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네가 팔자를 고치려면 ‘남들을 흉내를 내서’ 어영부영 인생을 살지 말라. 그러면 너는 영원히 3등이다. '너의 인생'을 살아라. '너의 공부'를 해서 '쓸모 있는 사람', '창의력 있는 사람'이 되도록 너의 인생을 재 조준하라.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Bernard Shaw)는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열정적이고 모험적인 인생을 살았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너희들은 묘비명에 뭐라고 쓰겠느냐? 우물쭈물하다가 ‘3구 3진’을 당했다고 쓸래?

윷놀이 할 때 ‘개’나 ‘걸’만 던지면 어떻게 되는가? 맨날 잡혀 먹히지 않는가? 승부를 걸어라.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도전하지 못한 비겁함이 더 큰 치욕이다(로버트 H 슐러).” “모 아니면 도”로 승부하라. ‘모’가 나면 물론 좋다. 하지만 ‘도’가 나도 ‘빠꾸 도’의 역전기회가 있지 않는가? 엉거주춤한 우리 학생들, 정말 안타깝다. 너의 인생, 취업에 대한 조준(즉, 패러다임)을 180도 바꿔보라. “못 먹어도 고”다. 그러면 대개 먹더라... 가자! 자, 승부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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