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진의 지구촌 뒤안길]-전세계 감염 1000만 돌파

[논객칼럼=유세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도 50만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피해 현황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2일 새벽 3시38분(한국시간) 현재 전 세계에서 총 1069만 274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51만 6419명이 사망했다. 지난 하루 동안에만 11만 4985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걸렸고 3233명이 숨졌다. 한국에서는 1일까지 총 1만 2850명이 감염돼 282명이 세상을 달리했다. 신규 감염자는 1일 51명으로 지역 발생이 36건이었고 15건은 해외로부터 유입된 케이스이다.
코로나19 발생이 처음 보고된 것은 지난해 12월31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이다. 최초 발생 시점을 둘러싸고 이보다 훨씬 빠르다는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12월 31일 기점으로 잡는다면 꼭 180일만에 총 감염자 1000만명, 누적 사망자 50만명을 넘어선 셈이다.

문제는 발생 반년이 지났는데도 코로나19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도 개발되지 못했고,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에도 불구하고 언제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백신이 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전염력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은 최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픽사베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미국이나 브라질 등 그 대표적인 나라들은 지금 세계 1, 2위의 감염자 수를 기록하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를 키웠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나라들은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고 외출을 억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했다. 이러한 규제들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코로나19 발생은 일시적으로 억제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 조치들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자 사람들은 견딜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경제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각국 정부들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지원에 나섰지만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나라들은 단계적으로나마 봉쇄를 완화하며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때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발생 초기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하는 듯 보여 칭송을 받았던 국가들 대부분이 다시 코로나19 2차 확산을 걱정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 조치를 재도입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을 억제하려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암울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를 퇴치할 확실한 치료제가 나오고, 감염을 막아줄 백신이 등장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 한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이게 지금 세계가 직면한 가혹한 현실이다.
전염병 학자 등 질병 통제 전문가들은 누구도 코로나19가 언제쯤 종식될 수 있을 것인지 전망하기를 꺼리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이 정점에 도달했는지, 앞으로 감소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급증하며 2차 확산이 가속화할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억제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대응 자세와 강력한 규제 지속 등 정부의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규제 유지는 어려워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다.

그러나 호주 멜버른대 인구 및 세계보건대학의 존 매슈 명예교수는 지난 6개월 동안 발생한 것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향후 6개월 동안 발생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감염병 연구 및 정책센터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좀더 단도직입적이다. 그는 과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까지는 수 년이 걸렸었다며 코로나19는 이제 겨우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제까지는 세계화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활발한 세계 교역이 각국 경제를 버텨주는 바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그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세계 여행은 사실상 전면 중단되다시피 했다. 무역은 엄격한 통제 속에 계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화가 이러한 코로나19의 여파를 극복하고 계속 유지된다면 극복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세계는 다시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계화가 자취를 감추게 된다면 세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것은 안전을 위해 서로 문을 걸어잠그고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격리를 강요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유세진

 뉴시스 국제뉴스 담당 전문위원

 전 세계일보 해외논단 객원편집위원    

 전 서울신문 독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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