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애경그룹 본사 앞서 규탄 기자회견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3일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제주항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이하 이스타항공노조)가 제주항공을 규탄했다. 이스타항공노조는 제주항공이 당국의 특혜를 받았는데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접으려는 건 허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엔 주식매매계약(Share Purchase Agreement·SPA)도 체결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과 미지급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불황이 발목을 잡았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에 부채 800억여원을 갚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노조는 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애경 계열사다. 애경 지주사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지분 56.94%를 보유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는 박이삼 이스타항공노조 위원장, 이홍래 이스타항공노조 수석부위원장,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송민섭 대한항공 직원 연대 지부장,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 등이다.

변희영 부위원장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전면 셧다운(운항 중단)을 지시했고 체불 임금, 미지급금 이슈에도 깊이 관여했다”며 “제주항공 직원들이 이스타항공 영업 활동을 감독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 노동자들의 살길도 막힌다”며 “코로나19 핑계로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홍래 수석부위원장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사들이는 대신 당국으로부터 많은 특혜를 받았다”며 “지난 5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26개 노선 운수권 가운데 11개를 제주항공에 몰아줬다. 게다가 해외 거점에서 승객 유치가 가능한 권리도 제주항공에 배분됐다”고 했다.

예컨대 인천~마카오 운항 후 마카오에서 현지 승객을 제3국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권리를 당국이 제주항공에 넘겼다는 얘기다.

송민섭 지부장은 “제주항공은 자본의 논리만 내세우며 대량 실업을 방관하고 있다”며 “이스타항공 문제는 한 항공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비용 항공사(Low-Cost Carrier·LCC)들이 맞이할 미래이자 항공업계 전체 현안이기도 하다.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국 본부장은 “제주항공은 타인의 고통으로 이익을 취해선 안 된다. 흉년이 들 때 다른 사람 땅을 빼앗는 행위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라며 “제주항공이 노동자들을 거리에 내몬다면 정치권이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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