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칼럼=신재훈]

@신재훈

해변 휴양지에서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를 여행 온 기분으로 즐기며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모든 즐거운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것처럼 해변 휴양지에 살려면 감수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휴가 때마다 넘쳐나는 인파와 그로 인한 문제들이다.

휴가철인 7, 8월이 되면 부산의 주요 관광지들은 더위를 피해 나온 현지인들과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외지인, 심지어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유독 더 이른 시기부터 관광객이 몰리는 것 같다.

사람들로 붐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불편함과 짜증을 동반한다. 그렇다고 해변 휴양지에 살면서 휴가철 사람들을 피해 다른 조용한 곳으로 휴가를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든 견디는 수 밖에 달리 피할 방법이 없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말이 바로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가 아닐까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즐겨라”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즐겨야 하는가? 즉 '즐기는 방법'이다.

@신재훈

이번 글은 동전의 양면처럼 평소에는 좋지만 유명 휴양지에 살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휴가철 인파로 인한 문제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에 관한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마음 가짐이다. 다분히 기분의 문제이고 심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해결방법도 심리적 차원에서 찾는 것이 현명하다. 정치권에서 정적들을 공격하는 효과적인 무기이며, 심리학에서도 자주 쓰이는 용어인 '프레임'이 효과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프레임이라는 저서를 통해 프레임을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라는 말로 쉽게 정의한 바 있다.그래서 내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휴가철 사람들로 붐비는 해변 휴양지의 다양한 상황과 해프닝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바꾸는 것이다. '불편함과 짜증'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이 아니라 '즐거움과 재미'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휴가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 온다는 사실은 이곳 부산이 해변 휴양지로서 충분한 가치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인기 있는 해변 휴양지 부산으로 이사 온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같은 생각만으로도 부정적인 시각이 점차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긍정적인 시각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아무나 살 수 없는 멋진 휴양지에 살고 있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을 가지게 되면서 완성된다. 남들은 일년에 한 두 번, 그것도 휴가 때나 올 수 있는 이런 멋진 해변 휴양지에서 매일 산다는 것은 누가 봐도 특권이 아닐 수 없으며 생각만 해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신재훈

이렇듯 긍정적 프레임으로 관점을 바꾸고 나면 휴가철 짜증이나 불편함을 유발하는 일들도 즐거움을 주는 일들로 느껴지기 시작하며, 무의식적으로 불편함과 짜증 속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을 찾게 된다.

젊은 사람들은 여름 휴가지로 정적인 산이나 계곡보다 다이나믹하고 액티브한 바다를 선호한다. 따라서 온통 바다와 유명 해수욕장으로 둘러 쌓인 이곳 부산은 휴가를 즐기러 온 젊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또한 그들이 방출하는 즐거움의 바이러스로 넘쳐난다. 이러한 해피 바이러스는 코로나 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하다. 흥겹게 즐기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쉽게 감염된다. 아마도 그것이 휴가철만 되면 분위기에 들떠 흥이 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휴가철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곳곳에서 벌어진다.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대부분의 호텔들은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노천 카페와 펍을 운영한다. 파라다이스 호텔도 바닷가 야외 잔디마당에 '더 비치 라운지'라는 야간 비어 가든을 오픈했다. 여름 휴가철에만 맛볼 수 있는 휴양지 특유의 들뜸과 흥겨움이 있다. 특히 밴드가 연주하는 흥겨운 음악과 어우러진 해변 노천카페의 분위기는 마치 젊음으로 넘쳐나는 칸쿤 비치를 연상케 한다. 젊은 시절 즐겨 듣던 노래가 흘러나오면 절로 어깨가 들썩이며,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의 기억과 함께 젊은 피가 솟구쳐 오른다.

@신재훈

바다는 역시 여름이고 젊음이고 밤이고 음악이다. 휴가철이 시작된 요즘 나의 저녁 일과는 마치 집 나온 고삐리처럼 밤마다 해운대 해수욕장 이곳 저곳을 재미 거리를 찾아 기웃거리고 다니는 것이다.휴가철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며 덩달아 여름 휴가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이다.

휴가철 바닷가 호텔 방값이 평소보다 몇 배로 올랐다는 뉴스를 볼 때 마다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보곤 한다. 휴가철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특급호텔 방값을 하루 50만원씩만 잡아도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집에 그냥 사는 것 만으로 매달 1500만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부자가 되는 기분이다.

@ 신재훈

 이 글의 결론이다.

슬기로운 은퇴생활의 방법 중 최고는 부정의 프레임을 긍정의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나에게 발생하는 모든 일들, 나쁜 일까지도 긍정적으로 보라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로 인한 불편함을 보며 짜증내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흥겨움과 새로운 재미를 찾아 기분 좋게 즐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다.이는 휴가철 휴양지에 사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슬기로운 방법이며, 더 나아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을 실천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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