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취업은 이렇게 한다(4)

[논객칼럼=서용현]

1. 매력적인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1) 너를 과감하게 세일즈하라

자기소개서는 너를 세일즈하는 것이다. 특히 네가 “회사에 돈 벌어줄”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이것을 보여주고 또 보는 것이다.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자기소개서를 써라. “남들과 비슷한” 자소서를 쓰지 말라.

누구나 특기와 장점은 있다. 누구나 '천명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공부 하느라고 개발이 안 되었을 뿐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이것들을 ‘발굴’하라. 예를 들자. 네가 소통/인간관계에 특기가 있어서 “나는 누구라도 친구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 이건 분명히 ‘회사에 돈 벌어줄’ 역량이다. TOEIC 900점보다 낫다(요새 유학생이 흔해 빠져서 토익 도사들은 영어 할 기회조차 없다).

2) 남들과 다르게 써라

자소서는 이력서나 스펙에 있는 내용을 다시 쓰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너는 중복, 진부, 아첨 등으로 면접관(회사 임원)들을 고문한다. 낙방 보장한다. 자소서에는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 너의 개성이나 특기를 보여, 네가 '회사에 돈 벌어줄 사람'임을 보여야 한다. “못 먹어도 고”다. 강한 인상을 주게 써라. 어차피 지원자 대다수가 낙방하지 않느냐? 그럴 바엔 ‘남들과 다른’ 자소서를 쓰고 ‘남들과 다르게’ 접근하라.

자소서의 ‘양식’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거 뭐 중요한가? 지원자 모두가 ‘양식’대로 진부한 자소서를 쓰면 심사관들은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양식에서 탈피하여 인용, 유머, 에피소드 등을 섞어 최대한 간략하면서도 재밌게 써라.

픽사베이

2. 자기소개서에 쓸 것이 없다구?

자소서에 "쓸 게 없다"는 젊은이가 많다. 아니다. 네가 '남들이 자소서에 보통 쓰는 진부한 것들'에 매이기 때문에 쓸 것이 없는 것이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경험은 진부한 포상경력이나 억지로 한 봉사활동보다 심사관들에게 훨 좋은 인상을 준다. 자소서에 아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라.

1)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행복하게 하는 능력

2) 누구라도 친구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바람둥이 기질 포함)

3)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점 (호기심이 많아 한눈 팔다가 전봇대에 자주 부닥친다는 것)

4) 배짱과 의리가 남다르다는 점(예: 친구를 왕따하는 깡패들과 싸우다가 부상당한 경험)

5) 물건 값을 잘 깎는다는 것

자기소개서를 ‘안전빵’ 위주로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다. 면접관들을 거스를지 모르는 얘기는 일체 빼고 무난한 내용으로 일관한다. 모범답안을 쓰는 것이다. 재미없는 범생 인생기록이나 회사에 대한 아첨 등으로 도배를 한다. 이건 최악이다. '미움 받을 용기'를 가져라. “무시 받는 것보다는 미움 받는 것이 낫다”.

‘인성(人性)’은 자기소개서에 쓸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젤 중요한 것이 인성이라고 믿는다. ‘인성’은 중요한 역량이다. 예컨대 낙천적이고, 항상 웃으며, 상대에게 겸손한 사람은 회사 분위기를 up시키고 영업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서 회사에 돈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면접에서 이런 역량을 증빙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는 않다. 자기소개서에 인성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너의 밝은 성격과 이미지에서 인성을 확인할 수 있으면 된다. 이런 것들을 쓰면 “자소서에 쓸 것이 없다”는 얘기가 안 나올 것이다.

3. 자소서 작성시 유의사항

학생들이 써온 자기소개서를 보면 모두 대동소이하다. 경험을 해보지 않고 학교에서 암기공부만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 자소서의 첫 인상은 대개 “밋밋하고, 딱딱하고, 재미없고, 매력이 없고, 개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충 비슷하다. 요컨대 인상적이지 못하다. 얌전한 모범답안식 자기소개서는 무조건 낙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자소서를 100개도 더 볼 면접관은 금방 ‘다음’ 하고 넘어갈 것이다.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 합격하려면 ‘특별한 관심’을 끌어야 한다 (전술 ‘모 아니면 도’ 전략). 특별한 관심을 끌려면, 회사가 관심이 있을만한 역량을 발굴해 이를 구체적이고, 알기 쉽고, 재밌게 서술해야 한다.

1) 간략하게 써라

너무 길게 쓰지 말라. 너는 너에게 중요한 것이니까 많이 쓰고 싶겠지만 그런 긴 자소서들을 수십 개, 수백 개 읽어야 하는 면접관에게는 고문이 된다. 면접관이 관심을 둘만한 것만 써라. 문장은 짧게 하라. 3-4줄이 넘는 긴 문장을 쓴다면 면접관이 보겠는가? 원칙적으로 한 문장이 1줄을 넘지 않게 하라.

2) 면접관을 고문하지 말라

자기소개서는 면접관이 읽으라고 쓰는 것이다. 그러면 면접관의 입장에서 작성하라. 그런데 학생들은 자소서를 자기 위주로 쓴다. 예를 들어보자. 아주 작은 글씨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이 있다. 나이가 든 면접관이 볼 생각이 들겠는가? 글씨는 최소 11호 정도로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진한 글씨, 이탤릭체, 밑줄 친 글자 등을 사용하여 면접관의 이해를 도와라. 참신한 용어를 쓴답시고, 면접관이 알아듣지도 못할 젊은이들 사회의 신조어(新造語)나 슬랭을 쓰지 말라. 그 대신 고사성어나 싯귀에서의 인용 등을 쓰면 어떤가? (면접관이 흥미 있어할) 흘러간 국내외 영화 또는 노래를 인용하는 것도 좋다.

3) 재밌고 감성적으로 써라

자기소개서를 공무원 식으로 사무적으로(matter-of-factly) 쓰지 말라. 다양한 예와 에피소드를 들고 적절한 인용도 해서 재밌고 감성적으로 써라 (인용은 너의 교양과 독서력을 간접적으로 과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어려운 용어나 이론을 동원해서 어렵게 쓰지 말라. 그러면 네 자소서는 매력을 잃는다. 자소서가 매력적, 인상적이지 않으면 관심을 끌 수 없다.

4) 솔직하게 써라

글을 재미있고 인상 깊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글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내숭 떨지 말고 직선적으로(말을 돌리지 말고) 쓰면 글이 재미있게 된다.

5) 자기의 개성, 주특기를 제시하라.

지금은 차별화의 시대다. 다른 학생들과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 예컨대 인간관계 능력은 유력한 주특기가 될 수 있다. 또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 잘 논다는 것을 자소서에 쓰는 것도 너를 차별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노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응시자의 90% 이상이 공부벌레라면 노는 학생은 귀여운 희귀동물이다.

6)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말라

“나는 리더십이 있다,” “나는 인간관계가 좋다,” “나는 창의가 있다”라고 쓰면 누가 믿겠는가? 이걸 누군 못쓰겠는가? 이것은 촌스럽고 대책 없는 수법이다. 물론 인간관계 좋은 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사례와 에피소드’를 통해 얘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자신의 주장을 사례/에피소드에 의해 뒷받침해야 한다. 에피소드나 사례 자체가 너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말하게 하라. 또한 사례/에피소드는 딱딱한 자소서를 부드럽고 흥미롭게 만들어서 면접관의 주목을 끌 수 있다.

7) 장점을 약점처럼 써라

자신의 장단점을 쓰라고 회사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단점이라 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부각시켜라. 예컨대, 건망증이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자신이 머리가 좋고 집중력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다. 영어 TOEIC점수는 낮지만 얼굴이 두꺼워서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없음을 (에피소드를 들어) 부각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8) 아첨은 하지 말라

이른바 ‘아첨’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 회사가 훌륭하고 회사의 목표, 경영방침이 최고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다른 지원자들은 아첨을 안 할까? 모두들 아첨하면 면접관이 속으로 신물을 내지 않겠는가? 정 아첨을 하려면 '예술적', '독창적'으로 해야 한다 (예술적 아첨의 구체적인 방식은 케이스마다 다를 것이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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