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 칼럼]

[오피니언타임스=곽예지]

픽사베이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돼요."

너무 맞는 말이다. 때로는 감정보다도 오락가락 하게 되는 기분이 태도가 된다면 예측가능성으로 굴러가는 사회는 쉽게 무너져 앉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한 규칙을 이행하기에 너무나 어설프고 모자란 인간들이다. 감정은 때때로 나의 의식을 요리조리 비켜나며 비대해지고, 붉은 용암처럼 꾸덕꾸덕 흘러나온다. 따뜻한 불인줄 알고 자박자박 걸어 들어오던 사람들의 발이 버석하게 갈라져 버린다. 서로가 당황하고 두 눈길이 오갈 데 없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삐졌어?"라고 물어보면, 갑자기 속이 이상해지고 화가 슬금슬금 뻗치는 현상은 정말 신기하다. "에이, 아니야"라고 애써 대답해보지만 이미 눈동자가 뻣뻣하고 손을 가만히 두기가 힘들다. 말이 기분을 뛰어넘어 태도가 되는 현장이다. 전혀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마저 태도로 둔갑시켜버리는 말의 힘이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돼요." 차라리 못나고 속 좁은 인간임을 인정해버리고 기분이 태도로 흘러나오기 전에 나의 느낌을, 생각을, 기분을 두 입술로 읊어주는 건 어떨까? 가당치도 않은 감정마저 구구절절 내놓다보면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아 부끄럽지만, 이러나 저러나 못나고 속 좁은 바보임은 여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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