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 칼럼=석혜탁]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석혜탁 촬영

기사를 읽다 보면 자주 접하는 표현이 있다.

너무도 쉽게 쓰이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관용어.

스포츠, 정치 관련 기사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싸움’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승리와 패배가 분명하게 나뉘는 영역에서 유독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함을 은연 중에 강조하곤 한다.

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작가 이기주는 이런 언어 사용에 반기를 든다. 그는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자신과의 살벌한 싸움보다는 자신과 잘 지내려는 노력이 더욱 긴요하다는 견해를 펼친다.

아무리 경쟁만능주의가 횡행하는 시대라지만, 스스로를 대결의 상대로 몰아세우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안 그래도 맞서야 하는 대상이 무한대로 증식하는 이 피곤한 세상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불타는 승부욕이 아닌 자신과 잘 지내려는 평온한 태도가 아닐까.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있는 것일까.

나를 이기려고 아득바득 살아오지 않았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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