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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아파트 수명 방치하단 국가적 재앙 온다[김선구의 문틈 금융경제]
김선구 | 승인 2020.07.27 10:13

[논객칼럼=김선구]

선배 두 분과 부부동반으로 세 쌍이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여러 해 이어오고 있다. 대부분 식당에서 식사하고 문화행사로 이어지는데, 금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한번 건너 뛰고 며칠 전 서울 연희동에 사는 선배 집에서 만났다.

연희동 단독주택에 사는 선배는 정원을 가꾸는 취미를 늘 자랑하는데, 마당에 꽃들이 너무 예쁘게 피어있다며 보여주고 싶은 뜻도 더해져 집으로 초대했다고 했다.

여자들은 마당에서 십여 종류의 꽃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데 남자들 화제는 정원을 가꾸는 수고로 시작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옮겨갔다.

강남구에서 5층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아 27년을 살고 있다는 선배는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에서 거의 20배나 올랐다 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말은 똑같은 조건의 두 단지 중 한 단지 아파트값이 더 비싼데 이유가 그 아파트는 더 부실하게 지어져서란다. 비가 새기 때문에 재건축이 빨리 된다는 기대 때문이라는 말에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새삼 놀랐다.

@논객닷컴

미국에 30~40년 전 유학 갔던 친구가 몇 년 전 유학시절 살던 아파트를 찾아갔더니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어 놀랐다고 한다.지은지 50~60년이 넘어도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들이 흔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20년만 넘어도 노후아파트라 부른다.

지진으로 고층건물을 짓지 않던 일본에서 아파트시대가 열린 건 1956년 이후다.좀 시간이 지난 자료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가 22%에 달한다 한다. 더욱이 2000년 이후로는 건축기준이 강화되어 준공후 70~90년까지 살 수 있게 지어진다고 한다.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들어있는 아파트 주거환경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아파트역사를 살펴본다.

1972년에 전국에서 준공된 아파트 총규모는 고작 1500여 평에 그치고, 그것도 서울과 부산에 국한된다. 아파트 공급은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가파르게 늘어나고 일산 분당 등 신도시 건설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1995년에 준공된 13만여 평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보이다 2013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지역별로는 초기 서울과 부산 위주로 지어지던 아파트가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주거의 대세로 자리잡아 서울 등 수도권 도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는 아파트 신축부지가 제한돼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기준은 2014년을 기준으로 바뀌어 그 이전에는 40년 이상에서 30년 이상으로 재건축 기준이 완화되었다.

아파트 재건축이란 기본적으로 저층 아파트를 헐어서 용적률과 층고를 높이는 재건축으로 아파트 부지의 땅값을 올리는 데서 재건축 이점이 생겨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미 20층 정도로 지어진 많은 아파트들에서는 재건축으로 인한 경제적 혜택을 바랄 수 없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집이란 내구재다. 유지보수비용이 적으면서 오래 살아갈 수 있는 아파트가 바람직하다.아파트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원칙이다.

짧은 아파트 수명으로 지어지고 유지보수에 소극적인 채 고층 아파트들을 그대로 방치하다간 살고 있는 아파트가 거의 전 재산뿐인 많은 국민들의 재산이 조만간 사라질 날이 빠르게 다가온다.

개인이건 정부건 아파트수명을 길게 늘이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나, 서울시 직제나 업무에서 아파트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조직이나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실기하지 않고 추진해야 할 방향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기존 아파트의 경우 몇 년차 아파트에서는 각 유지보수유형별로 어떤 베스트 프랙티스가 있는지 찾아 널리 보급하고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부품의 품질 개선과 보수기법개선을 통해 아파트수명을 늘리는 비용과 어려움을 줄여야 한다.

아파트 신축시 유지보수가 저렴하고 쉽게 이루어지도록 설계와 공법 개발부터 자재와 부품개발까지 지원하는 각종 정책을 펼침에 있어 실기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도 아파트도 감가상각이 된다는 점을 깨우쳐 아파트 수명을 늘리는 게 본인들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점을 깨우쳐야 한다.

 

     김선구

   전 캐나다 로열은행 서울부대표

   전 주한외국은행단 한국인대표 8인 위원회의장

   전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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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구  sunkoo20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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