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준의 신드롬필름]

[청년칼럼=신영준]

요즘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드라마에 빠져 있다. 극 중에 나오는 대사들이 참 마음에 들고 주연 배우들은 찰떡 같은 캐릭터 흡수력을 보여주고 조연들인 정말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줘 미쳐버릴 지경이다. 그 중에서도 자폐를 가진 문상태(오정세 배우) 역이 정말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스스로 문을 닫아 버린 사람. 상태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멀쩡해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람이 많음을 느끼게 한다. 상태의 동생 문강태(김수현 배우)는 어릴적 형만 챙기는 엄마에게 서러움을 겪다가 결국 폭발한다.

“형같은 거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문강태는 문강태 거야! 나는 내거야!”

@유튜브 관련 영상

너무 마음이 아픈 장면이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아이의 투정이지만 항상 의젓하고 형을 끔찍히도 아끼는 아이였기에 충격이 컸다. 내가 내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깨닫았다. 혹,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나를 내어주면 나는 비겁해지거나 비참해진다. 연인에게 마음을 내어주면 내가 싫어도 상대가 원하는 행동을 하려고 하며 나를 버리고 떠날까봐 조급해한다. 화가이자 시인인 칼릴 지브란의 ‘서로 사랑하라’를 한참 읽고 또 읽어도 쉽지가 않다. “참나무, 사이프러스 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그렇지, 곧게 뻗으려면 거리를 두고 서로의 영역과 시간을 가져야하는 법. 하지만 나는 곧 “그딴 거 건강하지 않던, 크지 않던 사랑이면 된거지!”하고 엎어버리곤 한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은 방 안에서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자는 느낌이려나?

꼭 연인이 아니라도 물질적인 것에 마음을 내어 주어도 마찬가지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하기 싫은 짓을 하고 집착적으로 나를 갈아버리지만 결국 공허가 나를 덮친다. 아, 대체 적당함이라는 것은 내 마음 어딘가에는 있는 것 일까. 그래서 요즘은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대학 4년까지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했지만 수학은 잘 못 한다. 그런데 나는 나에게 수학보다 더 잘 못한다. 나에게 잘해주기 위해 뭘 하면 행복한 지 생각해보았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준다. 사실 나는 행위 자체에서도 행복을 느끼지만 그 행위로 남과 소통하고 나를 소개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마음과 생각을 시로,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딱 떨어지는 단어 말고 해석의 여지가 많은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다. 몇 주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혼자 시간을 쓰는 법 뿐 아니라 그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많이 배웠다.

최근의 나는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매 번 최근이 제일 행복했다고 말하는데 정말이다. 지나온 시간들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 더 좋은 시간을 소개시켜주고 더 좋은 친구, 순간, 마음을 주었다. 나는 내 거야. “신영준은 신영준 거야.” 너무 힘들면 이기적이어도 괜찮다는 남주리(박규영 배우)간호사의 말처럼 행복하지만 힘든 지금을 이기적으로 버티고 있다.

신영준

언론정보학 전공.
영화, 경제, 사회 그리고 세상만물에 관심 많은 젊은이.
머리에 피는 말라도 가슴에 꿈은 마르지 않는 세상을 위해...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opiniontimes.co.kr)도 보장합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