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인사권 견제·중앙회와 농축협 조합 간 불공정 관행 개선 등 요구

협동조합노조가 지난 28일 농협중앙회를 비판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집회 모습ⓒ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전국 농축협 조합 근로자들이 세운 협동조합노조(위원장 민경신)가 농협중앙회의 혁신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특히 협동조합노조는 농협중앙회가 무소불위 조합장들을 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협동조합노조는 지난 28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요 참석자는 민경신 위원장,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조민제 전국택시공제조합 위원장 등이다.

더불어 경기 수원시, 전북 전주시, 경북 안동시, 충북 청주시, 강원 춘천시, 제주 등지에서도 협동조합노조의 집회가 진행됐다.

협동조합노조는 노동권 보호, 농협중앙회와 농축협 조합 간 불공정 관행 개선, 조합장의 직원 인사권 축소 등을 담은 41개 요구 조건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조합장 단독 인사 평정 금지 △여직원 임신 검진 휴가 보장 △계약직 직원 차별 금지 △농협중앙회와 농축협 조합이 맺은 사업 계약 중 중앙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부분 재검토 등이다.

민경신 위원장은 농협중앙회가 조합장들에게 끌려다닌다고 질타했다. 그는 “농협중앙회가 전문성을 강화하고 조합장 권한을 덜어낸다며 자산 규모가 큰 농축협 조합에 상임이사제를 도입했으나 효과가 없다”며 “조합장들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사리사욕을 챙기는데 농협중앙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민경신 위원장은 “농협중앙회는 조합장들을 지도, 단속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론 농협중앙회와 조합장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원인인 간선제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조합장들이 모여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현행 제도를 조합원 직선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진 위원장은 “협동조합은 자발적 결성, 민주적 운영, 자율적 경영이 특징”이라며 “농협중앙회는 협동조합 정신을 망각한 채 부정부패와 비리 온상으로 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협동조합노조는 바로 전면 투쟁에 나서기보다 농협중앙회와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경신 위원장은 “물밑에서 농협중앙회와 대화하고 있다”며 “내달 11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면담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