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아버지 건강 객관적 판단 필요” 조양래 “딸이 왜 이러는지 의문”

옛 한국타이어(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사진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옛 한국타이어(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남동생을 후계자로 정한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명예회장에게 반기(反旗)를 들어서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량을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팔았다. 조현범 사장이 차기 총수임을 공식 천명한 셈이다. 일각에선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의 반발을 예측했지만 그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서울가정법원에 청구했다. 하루 뒤 조양래 회장은 "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해서 떨어진 성인에게 후견인을 정해 주는 제도다. 후견인(guardian)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법적 권한을 보유한 사람이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양래 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팔았는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여겨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매각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조양래 회장은 주식을 팔 계획이 전혀 없으며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 왔다”고 했다.

아울러 조희경 이사장 측은 “대기업 승계는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총수의 노령과 판단 능력 부족을 이용한 밀실 승계 관행은 이제 허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조양래 회장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조양래 회장은 입장문에서 “저야말로 첫째 딸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조현범 사장은 지난 15년간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고 성과도 많이 냈다. 그가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최대 주주로 점 찍어 뒀다”고 했다.

더불어 조양래 회장은 “매주 골프를 치고 다른 운동도 한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며 “딸한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돈은 이미 모든 자식에게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을 만큼 줬다. 사회 환원은 제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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