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 칼럼]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석혜탁 촬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본 동상이다.
거리를 지나치다 우연히 봤는데, 나중에 책에서 보니 이른바 ‘상인 선원 동상’이란다.
직업만 유추가 가능하고, 특정 이름은 갖고 있지 않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사이 소련 시절 유행했던 옷차림을 한 이 이름 모를 인물에게 왠지 모르게 눈길이 오래 갔다.
저 선원 아저씨와 악수하며 찍은 사진이 나와 그녀의 휴대전화 속에 고이 저장되어 있다.
가끔 그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유명’과 대조되는 ‘무명’의 얼굴에 환하게 빛이 난다.
이런 무명의 동상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우리 같은 장삼이사와 정서적으로, 실존적으로 훨씬 더 가까운 것은 사실 레닌 동상이나 율 브리너 동상이 아니라 이 선원 아저씨 아닐까.
‘무명’을 좀 더 기억하는 사회, ‘유명’과 ‘무명’이 조화를 이뤄가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때가 되면 물어볼 수 있을까.
선원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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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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