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두산인프라 코어 경영 뒷전 재계스타 형 박용만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MBN,고려대학교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박종국기자] 재계에서 스타를 한 명 고르라면 단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꼽을 만합니다.

그는 정치인 못지않은 입담을 자랑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팬도 많죠. 학벌까지 화려합니다. 비평준화 시절 국내 최고 명문인 경기고를 나왔고 서울대 경영학과(학사)를 졸업한 다음 미국 보스턴대로 유학해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2013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끌면서 규제 없는 자유시장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어제도 의견을 냈죠. 그는 현재 입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계 일각에선 박용만 회장을 바라보는 눈이 편치 않나 봅니다.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이런저런 견해를 피력했을 뿐 현실화한 게 뭐냐는 거죠.

게다가 두산그룹 오너가 일원이자 두산인프라코어 현직 회장인 박용만 회장이 어려움에 부닥친 회사의 고난은 해결하지 못한 채 재계 스타 역할을 하는 건 자가당착(언행이 모순된다는 뜻)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용만 회장과 반대되는 인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입니다. 그는 오로지 경영에만 몰두해 SK를 재계 3위 기업집단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갈수록 말과 행동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는 후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최태원 회장이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대한상의를 지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SK 내부에선 이런저런 걱정을 합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 대한상의를 맡아봐야 실익은 없고 책임만 크다는 우려죠. 일리 있는 얘깁니다. 

하지만 대한상의의 현재 위상을 생각하면 거물급이 회장으로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순실 사건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한상의는 재계의 유일한 창구이자 최고 기관이니까요.

만약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를 통솔하면 말이 앞섰던 박용만 회장과는 다를 듯합니다. 예컨대 SK가 강조하는 사회적 책임, 행복 추구를 대한상의에 도입해 새로운 재계 비전을 제시할 수도 있겠죠. 최태원 회장의 선택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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