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감사 자료 숨기거나 일부러 안 준 건 아냐"

효성그룹 경영 비리 재판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사진은 효성 사옥과 표지ⓒ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기자] 효성그룹 경영 비리 재판에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한정 의견을 다루는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삼일회계법인 소속 홍 모 회계사는 2013년 회계 감사에서 GE가 받은 한정 의견은 유상감자와 무관하며 미국 거래처 럭스맥스의 재무제표 제공 거부 때문이라고 했다. 

한정 의견은 기업 감사를 수행한 공인회계사가 내는 의견이다. 기업이 몇 가지 회계 준칙을 따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GE는 효성 계열사로 2006년 설립됐다. 발광 다이오드(Llight Emitting Diode·LED) 전문 기업이다. LED는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다. 전광판, 공연 무대, 차량·항공기 조명 같은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주주는 조현준 회장과 효성 소속 부동산 관리 업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횡령, 배임 혐의를 심리하는 6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피고인은 조현준 회장, 김성남 전 GE 대표, 류필구 전 HIS·노틸러스효성 대표, 손현식 노틸러스효성(현 효성티앤에스) 대표, 한상태 전 효성 건설 퍼포먼스유닛(PU) 상무 등이다.

피고인들은 △2013년 GE 유상감자, 자사주 매입을 통한 179억원 배임 △2008~2009년 아트펀드에 조현준 회장 미술품을 들여보내면서 12억원 배임(아트펀드가 조현준 회장 소유 미술품을 비싸게 사도록 강제했다는 의미) △2002~2011년 HIS 직원이 아닌 조현준 회장에게 허위 급여 12억4300만원 지급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6차 공판에서 홍 회계사는 "GE에 한정 의견을 준 이유는 럭스맥스 재무제표를 검토하지 못해 일부 매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어서였다. 럭스맥스가 돈을 준다고 했어도 보유 자금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GE가 자료를 숨기거나 일부러 안 준 건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GE는 김성남 대표가 럭스맥스 본사를 방문하는 등 재무제표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럭스맥스가 마진(제품 원가와 판매가의 차액) 공개 가능성을 꺼려 자료 제공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계사는 유상감자가 GE 재무구조 악화를 불러오지 않았냐는 검찰 질문에 대해 "자금 조달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GE 채무 증가 상황은 파악했나"고 물었다. 홍 회계사는 "과정이 적절하다면 외부 차입금이 늘어난다 해서 회계적으로 문젯거리가 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 외엔 다른 문제 될 사항이 없었다"고도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달 23일이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