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출 부진이 심각한 모양이다. 코트라가 해외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인력을 수출지원 일선에 배치하는 등 수출지원 비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으니까.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순회 설명 및 상담회를 열고, 최근까지 해외근무 경험을 갖는 귀임인력을 수출지원 일선에 배치해 기업들의 애로를 직접 해결하게 하는 '긴급현장지원반'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무역수지 숫자를 얼핏 보면 코트라의 이런 움직임은 이해하기 어렵다. 상반기 무역흑자 폭이 100억달러를 웃돌았으니까.
 
그렇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흑자 아닌 흑자'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말하자면 지금의 무역흑자는 우리 경제에 대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이 15일 내놓은 보고서도  "무역수지 흑자가 일부 품목ㆍ일부 수출시장에만 편중돼 있어 속살은 악화했지만 껍데기는 흑자인 '무역수지 착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착각을 일으키는 이유는 우선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107억달러지만, 이는 수출입 증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가운데 흑자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둘째 무역수지 흑자가 일부 품목에만 편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이후 미국 및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로 자동차(부품포함) 무역수지 흑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1~5월 자동차의 무역흑자는 266억달러로 전체 흑자 규모를 크게 웃돈다.
 
1~5월 무역흑자 57억달러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를 제외하면 무역수지는 209억달러 적자로 반전된다고 최 연구원은 지적했다.

셋째 수출국 집중현상도 두드러진다. 홍콩을 포함한 대(對) 중국 무역흑자는 5월까지 316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에 대한 흑자를 빼면 5월까지 무역수지는 259억달러 적자가 된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저동차 부문이나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무역수지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새로운 수출 주력 품목을 육성하고 수출ㆍ수입시장을 다변화해 무역수지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수출입이 미국이나 일본에 집중돼 있을 때도 이런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래서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인 결과 중국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제는 지리적 근접성 등 여러가지 이유로 중국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시장이 돼 버렸다. 그리고 중국이 어느 정도 버텨준 덕분에 우리나라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마저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그러니 이 역시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국이 어려워지면 다른 나라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절실한 것은 내수를 살리는 것이다. 국내 시장 규모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책만 잘 운영하면 국내 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여전히 작지 않다.
특히 국내 시장은 자금공급  못지않게 비정상적인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자금흐름이 막히고 이 때문에 내수확대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역흑자도 더 이상 지탱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머지 않아 이마저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제는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국내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할 때이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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