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시작됐다. 개막 첫날 우리나라는 사격의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땄고, 수영의 박태환 선수는 400m에서 우여곡절 끝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의 노고와 성취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고 싶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와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목표와 상관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해 마지 않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갈고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서 자신은 물론 나라와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올림픽을 보면서 하나 걱정되는 것이 있다. 올림픽을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과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국민들이 환호할수록 그 틈을 이용해 여러 가지 ‘꼼수’를 쓰곤 한다.

지난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야구에서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전승으로 금메달을 딴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때 국민들은 야구의 쾌거에 크게 환호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KBS사장을 해임시켰다. KBS 사장의 해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과 검찰 등이 동원된 가운데 잘 짜여진 각본대로 추진된 끝에 결국 올림픽 기간중에 마무리된 것이다.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서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을 때에는 MBC사장이 물러났다. 그 이후 MBC는 김재철 사장이 투입돼 오늘에 이르렀다. 그 이후 MBC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 왔는지는 새삼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이번 올림필에서도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염려된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났다. 올림픽 개막을 몇시간 앞둔 지난 27일 저녁 KBS의 새노조 위원장이 해고되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가운데 현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연임됐다.

그날은 또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한 3차소환일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예상대로 박 원내대표는 출두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제 강제구인을 위한 체포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한다.

오는 30일에는 저축은행 사태로 실형을 선고받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가석방된다. 그는 국민들의 눈이 온통 올림필에 쏠려 있는 사이에 ‘조용히’ 감옥 문을 나올 것이다.

이런 흐름을 통해 볼 때 검찰은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영장도 머지않아 신청하고, 여당은 국회에서 그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려고 할 것이다. 온 국민이 올림픽에 쏠려 있는데 못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어차피 여당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박 원내대표는 제거돼야 할 대상인 것을...

아마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연임될 것 같다.어쩌면 김재철 MBC사장도 예상과 달리 교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밖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야당과 정적에게는 원통하고 분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게는 ‘행운’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일들이 결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따위의 일을 하는데 올림픽이 열리는 이 때보다 좋은 시기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반드시 행복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올림픽 기간동안 많은 일들을 해치울 수는 있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그 결산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정부 여당이 소망하던 대로 박지원 원내대표를 ‘제거’하고 나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이긴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아니 오히려 훨씬 더 큰 역풍을 맞이할 가능성은 없을까?

이번 올림픽기간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고 흥겨워할 수 있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아니 그렇게 할 수 있는 마지막기간이다. 그렇지만 흥겨워하는 시간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곧 지나가 버린다.

그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그 다음에는 엄중한 결산의 시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렇지만 동시에 힘들고 괴로운 결산의 시기에 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이명박 정부는 행운을 타고난 정부이다. 재임중 올림픽을 두 번 치르니까. 남 의식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가졌으니까. 그렇지만 너무 좋아하지는 말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마음대로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은 즐거움’일 뿐이다. 그 후에는 더 큰 고통에 직면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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