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헌정음악회

 

  "물결도 아름답다. 한각의 승지강산이여! 푸른 산이 둘러 있고 맑은 물이 스스로
  하늘을 이 루었으니, 산화수곡자천성이 옛말이 아니로다. 길 따라 물따라 기암이 솟고
  공공마다  절경이라. 죽장 짚고 능내를 돌아 마재마을 찾아드니. 호젓한 장마을 장히 좋다.
  동쪽은  두 물이 서로 모여 여울목을 이루고, 서쪽은 골짜기 바람을 일으키는구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쳐 한수로 돌아드니, 산수와 습수 두 물은 예나 지금이나 유유하다.
  예부터 인걸은 지령이라. 군자의 인의와 덕행이 한없이 오래 전할 지사비장의 명당이로구나."

경기도 양주시 능내리 마현의 풍경을 노래한 판소리 <마재풍경가>의 한 대목이다. 마현은 250년 전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서 꿈을 키우고 유배 18년과 서울생활을 제외하고 생애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영면 후에는 또 이곳에 묻혔다. 
 
다산은 18년동안 강진 유배생활을 마치고 마현으로 귀환한 후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면서도 저술에 몰두해 <경세유표>와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역저를 저술했다. 그러므로 마현은 다산의 학문과 저술의 산실이기도 하다.
 
마현에는 현재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여유당 및 묘지가 남아 있다. 이제는 실학박물관이 신축돼 다산을 비롯한 조선 후기 실학파의 삶과 사상을 되새기는 중심지가 돼 있다.

다산의 고향이요 학문의 요람지였던 마현에서 오는 5일 뜻깊은 음악회가 열린다. 다산 탄신 250주년을 기념하는 헌정음악회이다. ‘다산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꿈’을 표제로 열리는 이번 헌정음악회는 전통음악으로 꾸며지는 1부와 친근한 서양음악으로 수놓아질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는 창작판소리와 진주검무가 공연된다. 판소리는 다산의 고향 마현의 풍광을 담은 창작 판소리 <마재풍경가>와 다산의 호에 얽힌 사연과 내력을 읊은 <호타령> 2편이 연주된다.

<마재풍경가>는 글자 그대로 다산이 생애의 대부분을 보냈던 마현의 풍광을 판소리로 노래한 작품이다. 김남기 다산문화연구소 이사장의 기획과 자문을 받아 김세종 박사(다산문화연구소 연구실장)이 쓴 창본에 따라 이날 처음 발표되는 것이다. 창과 고수는 양은희와  박정철이 맡는다.

다산의 호는 미용, 철마산인, 문암일인, 여유당, 초계, 채산, 사암 등 모두 19가지를 헤아린다. 이들 호에는 다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이를테면 정조대왕 시절 조정에 들어갔을 때 고향에 있는 철마산을 생각하며 붙인 것이 ‘철마산인’이다.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가 붙인 당호는 ‘여유당’이었다.  ‘다산’이라는 호는 강진 유배시절 만덕산에 있던 초당의 이름이었다.
 
    조심하고 또 경계한 마음도 죽이기로 대든 사람 앞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던구나.
    끝끝내 천리길 강진 땅에 버려진 인고세월을 보내면서 자신을 버린 불의의 시대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실용 실천적 학문을 수용하지 못한 시대를 한탄하며,
    다음 시대에나마 자신의 학문과 사상을 알아줄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붓으로 종이를 간 18년  기간 동안에...                        -판소리 <호타령>
 
이어 공연되는 진주검무는 다산이 장인 홍화보가 절도사로 근무하던 경남 진주에 갔다가 촉석루에 장인과 함께 올라 감상했던 기녀들의 춤을 재현한 작품이다. 검무를 보고 다산은 <무검편증미인>이라는 시를 남겼고, 이 시를 바탕으로 진주검무 예능보유자였던 고 김수악의 구음에 따라 2인무(차명희 정연희 춤)로 재구성된 것이 이날 공연될 작품이다.     

2부에서는 소프라노 오은경, 테너 이대형, 베이스바리톤 김인수가 출연해 대중에게 친숙한 가곡과 뮤지컬곡을 부른다. 한여름 밤에 편안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를 준비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관람료는 없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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