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와는 달리 불법시장 감소는 커녕 되레 더 늘어나는 효과 예상
이용객 손쉬운 마권 구입 등으로 사행심 조장 ·과몰입 조장 우려도
한국마사회가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불법 경마시장을 줄인다는 취지와는 반대로 오히려 불법시장을 더 늘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이용자 마권을 손십게 구입할 수 있는 등의 영향으로 경마에 대한 중독성을 더욱 확대하는 부작용을 수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주권 시민회의 (이하 소비자주권) 조사분석결과 마사회가 불법경마시장을 흡수한다는 취지아래 현재 온라인 마권발매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지만 이용객 구성은 오프라인 경마와 거의 비슷해 이런 부작용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마권을 손쉽게 살 수 있는 것은 이용자들의 경마 중독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소비자주권 시민회의 (이하 소비자주권)은 온라인 마권발매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마사회에 온라인 마권발매 사업 전반을 살펴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중독 예방 및 치료지원 등 사업적 책임 이행에 최선을 다하며 온라인 마권발매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이 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이외 장소에서 정보 통신만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의 마권발매 가능, 구매 상한 및 판매 기준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 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정식을 이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법 시행 이전에 국내에서 마권을 사서 경마에 참여하려면 경마장이나 장외 발매소를 직접 방문해야 하고 전자카드 앱을 활용한 마권 구매도 해당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온라인 마권 도입이 결정되면서 지난 오는 6월부터는 만 21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마권을 살 수 있게 됐다. 마사회 온라인 마권 사업은 작년 12월 15일 3단계의 시범사업을 걸쳐 곧 정식 운영을 앞두고 있다.
기존 현장 발매와 온라인 발매는 모두 판매일수, 판매 시간, 운영 승식 등은 모두 동일하다. 단. 사행성 방지를 위해 구매 상한, 구매 연령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온라인 마권 경마에 참여 가능 연령으로는 만 21세 이상으로 규정했고 1경주당 배팅 금액은 5만 원으로 한도를 제한했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해선 무조건 한번은 경마장에 가야하고 경마장에서 등록도 하도록 했다.
온라인 마권 구매는 집, 카페 등 어디서나 가능하고 시간 절약도 가능하다. 코로나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용가능하다. 대상 경주(코리아 컵 등), 일반 경주, 실시간 정보 등 유튜버나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마사회가 불법 경마 시장을 흡수하겠다며 온라인 마권 발매 시범 운영을 개시했지만 이용객 구성은 오프라인 경마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모집한 온라인 마권 시범 운영에 등록한 고객은 1만 7,684명이다.
연령별로는 전체의 46.5%를 차지한 50대가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이상(38.9%), 40대(12.5%), 30대 이하(2.1%)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90.0%, 여성이 10.0%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 경마 이용객과 거의 유사한 구성이다.
마사회의 고객성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장발매기나 현장 앱(전자카드)으로 마권을 구매한 6397명 중 39.7%는 50대, 40.9%가 60대 이상이었다. 40대는 12.7%, 30대 이하는 6.7%였다. 구성만 놓고 봤을 때 온라인 마권 발매로 신규 이용객이 유입되는 양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사회는 이 법 개정에 따라 경마장이나 공식 장외발매소가 아닌 장소에 관계없이 발매가 가능하게 되면서 조 단위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불법 경마 사이트 및 구매 대행 문제 등의 부작용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은 마사회가 온라인 마권을 발매하며서 다수의 중독 및 과몰입 조치 마련을 강제하고 있지만 과연 온라인 마권 발매 시, 불법 유사 ‘먹튀’사이트의 범람, 구매 대행 서비스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마사회는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 사이트의 범람과 구매 대행과 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 경마를 ‘레저’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단순히 온라인 마권 발매가 수익 사업의 일환에 그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주권은 온라인 마권이 도입 취지와 달리 과몰입만 부추기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정 부분 ‘레저’로서의 성격과 지리적 한계성을 갖춘 현장 경마에 비해 중계와 베팅만 남은 온라인 마권에서는 사행성이 유독 강조되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온라인 경마’로 입문한 이용자들이 추후 베팅 상한이 없는 불법 경마로 넘어갈 수 있다고 소비자 주권은 우려한다.
이에 소비자주권은 불법 경마 상설 단속 기구 설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마는 도박성이 강하기 때문에 경마장하고 전국에 29곳 정도 있는 마사회 경마장 및 지사에서만 마권 구매가 가능했는데. 온라인 경마 배팅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더 많은 참여자가 생겨나고 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이런 허점을 노린 사기꾼들이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제5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서 2022년 불법 경마 매출을 8조 4,536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마사회의 ‘인터넷 불법사이트 폐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 누계 마사회가 단속한 불법경마 단속건수 653건, 누적 단속금액만 1조 552억원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의 불법경마를 비롯한 온라인 불법사이트 폐쇄건수는 15,34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폐쇄건수는 5만 6,175건에 달한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불법 사이트가 다시 늘어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불법 경마는 무제한 베팅, 높은 환급금, 온라인 베팅, 미적중시 일부 환급, 기타 소득세 미과세 등 접근성·편의성·수익성 측면에서 합법적인 경마 대비 절대 우위의 여건을 기반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으나 마사회는 단발성 단속 외에는 실질적인 대책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주권은 따라서 마사회가 곧 온라인 마권을 본격적으로 발매해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배팅액 큰 불법 경마 시장의 확대와 구매 대행 같은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수 있다며 온라인 마권 발행으로 더 커질 불법 시장을 단속하기 위한 상설 단속 기구(소비자 중심의 감독 기구 등) 설치 및 인력을 확충하고 벌금을 강화하는 등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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