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2.50% 수준 유지...4연속 금리 동결
금리 내리면 환율 상승 부채질, 집값도 불안 여전
美 FOMC 지켜 봐야…경기부양 인하 부담도 덜어
"사실상 금리 인하 종료" vs "내년 1~2차례 인하"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연 2.50% 수준인 기준금리를 다시 묶었다. 4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9·7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가프르게 오르는 등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고려된 결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동결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사실상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내년에 집값·환율 불안이 해소되고 경기부양 필요성이 다시 커질 경우 정부의 확장기조에 맞춰 1~2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맞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7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앞서 2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던 금통위는 하반기 들어 인하 기조를 멈추고 7·8·10·11월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입장에선 현재 기준금리를 내리기에는 환율과 집값 등 외환 및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는 1477.1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됐던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원화가치는 더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더 치솟을 수 있다.

게다가 기준금리 인하로 가뜩이나 불안한 집값과 가계대출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0% 상승했다. 3주 연속 떨어지다가 4주 만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가계대출도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69조2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2조6519억원 가량 불었다.

다음달 9∼10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낮출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 소비 회복 등이 가시화하면서 경기부양 목적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 역시 크게 줄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각 0.9%, 1.6%에서 1.0%로 1.8%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년 기준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아직은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만큼 내년 중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내년 4월 한은 총재 교체 이후 하반기까지 1∼2회 인하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성장률 상승이 대부분 기저효과 때문인데,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가 약해지면 경기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관측도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수출, 소비 회복에 힘입어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가 없어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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