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의 풍수지리]

▲ 동구릉과 망우리고개길

[오피니언타임스 김정인 풍수지리]망우리(忘憂里)라는 지명은 태조 이성계가 검단산 아래 신후지지(身後之地)를 잡고 나서 돌아오는 고갯마루에서 쉬면서 이제는 근심을 잊었다고 한 데서 유래한다. 검단산 아래는 태조 이성계가 죽은 후 모셔졌고 이후 8왕이 더 모셔져 동구릉(東九陵, 한양의 동쪽에 9기의 왕릉이 모셔진 곳)이라고 부른다. 동구릉 가는 길인 망우리 고개는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국가 유공자, 일반 시민 등이 이곳에 모셔져 망우리공동묘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공동묘지가 처음 생겨난 것은 일제 강점기다. 1910년대에는 경성부에 미아리, 이문동, 이태원, 만리동, 여의도, 연희동 등 모두 19개소의 공동묘지가 있었으나 도시가 개발되면서 없어졌다. 망우리 공동묘지가 1933년부터 서울시의 공동묘지로 사용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1973년까지 40여년 동안 2만9000여기가 모셔졌으나 이후 이장과 납골을 장려하면서 2014년 현재 9000여기로 줄었다.

현재 서울시의 시립묘소는 망우리, 제1·제2 용미리, 벽제리, 내곡리 등 총 5개소로 715만㎡(236만평) 규모에 7만5000여기가 모셔져 있다, 무연고묘는 3개월의 공고기간을 거쳐 개장하여 10년간을 봉안시설에 안치하고, 봉안기간이 종료되면 합동 매장을 하게 된다. 묘지의 면적은 종중묘지기 302평, 가족묘지가 60평의 규모인데 분묘의 크기는 3평, 묘역의 크기는 6평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전만 해도 매장문화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1991년 화장율이 17.8%에서 2000년 33.7%, 2013년 72.5%에 이르며 도시지역은 80~90%에 달한다. 묘지의 형태도 매장에서 자연장, 봉안시설 등으로 변했고 매장은 급격히 줄고 있다.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립묘지는 현충원 2곳(서울 현충원, 대전 현충원), 호국원 3곳(영천, 임실, 이천), 민주묘지 3곳(서울 419묘지, 광주 518묘지, 마산 315묘지)등이 있으나 이미 서울 현충원은 만장이 되었고 추가 수요를 수용할 여유가 많지가 않다. 지자제별, 종교단체별, 사설 묘지공원이 조성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한계가 있으며 새로운 대안이 강구돼야 한다.

망우리 공원은 백두산에서 출발한 백두대간이 식개산 분기점에서 한북정맥으로 갈라져 수원산을 지나 축석령에서 수락지맥으로 분맥되어 수락산(641m)-불암산(510m)-구릉산(178m)-망우리고개를 넘어 아차산이 한강을 만나면서 마무리 된다. 망우리는 서울시와 구리시의 경계지역이며. 이미 80여년전부터 묘지를 써 왔던 묘지구역이다. 1933년 매장을 시작하여 1973년에 만장이 되었다. 현재 장사법에는 60년간 매장을 할 수 있고 60년 뒤에는 화장하여 납골을 권장하고 있는데, 2033년에는 대부분 60년의 기간이 만료가 된다.

망우리 공원은 한북정맥의 수락지맥이며 좌로는 왕숙천이 우로는 중랑천이 그리고 왕숙천이 한강을 만나 합수 후 다시 중랑천을 만나는 국세 안에 위치한다. 태조 이성계가 검단산 아래 신후지지를 마련하여 세상의 근심을 잊었다고 하는데 이제 서울 시민들이 망우리를 활용하여 묘지에 대한 근심을 잊어야 할 때가 아닌가를 생각해 본다.

▲ 망우리 공원 내 묘지 모습

풍수는 생기가 모이는 좋은 땅을 찾는 학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사는 곳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여야 하고, 사업을 하는 공간이 좋은 곳이라야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높아진다. 죽음의 공간인 묘지도 좋은 곳에 입지하여야 조상이 편안하다.

서울시는 조선시대에는 20만이 거주하는 도시였으나 지금은 1100만명이 거주하는 거대도시로 변모했다. 초가집이 기와집으로 바뀌었고, 한옥이 양옥으로 바뀌다가 아파트가 곳곳에 세워졌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토는 제한돼있는데 날로 묘지의 면적은 늘어난다는 점이다. 매장문화도 화장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묘원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겠으나 기존 공동묘지 재개발을 통한 자연장지의 조성, 봉안시설의 확보를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매장을 전제로 한 공동묘지를 화장 용도의 공동묘지로 재개발한다면 현재보다도 공동묘지를 줄여도 늘어나는 묘지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공동묘지 중 입지가 합당한 곳을 선택하여 공동묘지 재개발을 공론화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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