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방제일] ‘자신이 평생 해온 경기에 대해 우리는 놀랄 만큼 무지하다’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스위치히터인 미키 맨틀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은 2002년 메이저리그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다. 오클랜드는 월드 시리즈 챔피언십을 9회나 차지한 명문 구단으로 현재는 1990년 이후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채 챔피언십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됐다. 이유는 하나다. 대표적 스몰마켓인 애스레틱스의 ‘규모의 경제’가 대형 마켓을 가진 구단과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뉴욕이나 LA, 보스턴과 시카고로 대
결혼하면 과연 행복할까? 안 행복할까?주변에서 많이 물어본다."행복하시죠?..."살짝은 안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물어보는 듯하다. 또 어떨 땐 조금 내 표정이라도 안좋을라치면 "집에 무슨 일 있으세요? 싸우셨어요?"라고 물어보기도 한다.근데 왜 웃냐? 너!혼자 상상하고 혼자 웃는다.아니 그런 게 아니라, 돈 벌러 나오면 당연히 표정이 썩지 이 사람아! 일하기 싫어 죽겠는데! 이유를 자꾸 딴 데서 찾는다. 본인들이 듣고 싶은 답을 가지고 나한테 물어본다. 그래서 불만이 좀 많다. TV 매체든 언론이든 어디든, '결혼
1.영화를 보면서 타인의 삶에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영화의 순기능일 것이다. 대부분 영화는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에 관객이 공감하기를 원하고, 그 만들어낸 이야기가 보통 타인의 삶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렇다.먼저, 영화 속 타인들이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산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흥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흥미가 직접적인 동일시로 이어지면서, 타인을 위하는 게 곧 자신을 위하는 게 된다. 말하자면 이야기는 개인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결국 공감한다는 것은 타인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것과도 같다.물론 복병은
[오피니언타임스=윤유진] 에르난 꼬르데스(Hernan Cortes)는 스페인의 탐험가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바깥에 한창 관심이 쏟아지던 그 시절, 꼬르데스는 스페인에서 내세운 탐험가였다. 미국에 콜럼버스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꼬르데스가 있는 것이다. 이 꼬르데스가 왜 돌아갈 곳을 남겨두지 않았는고 하니, 바로 그는 정복할 멕시코 땅을 밟자마자 부하들에게 “우리는 멕시코를 반드시 정복할 것이다”라고 밝힌 뒤 자신과 부하들이 타고 온 스페인 함대를 불살라 버린 것이다. 돌아갈 곳이 없도록 만들어 부하들의 정복 의지를 더욱 불타게 만든
[오피니언타임스=문예찬] 크고 동그란 안경, 큰 코에, 결코 잘생겼다고 할 수 없는 울퉁불퉁한 얼굴, 그 시대 사람답지 않은 190에 육박하는 큰 키, 정치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어눌하고 느릿느릿한 말투를 가진 사람. 그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인 백범 김구 선생이다.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다 보면 수많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몽, 선덕여왕, 왕건, 이성계, 조광조 등등. 이들의 이름을 말할 때 나는 가급적이면 호칭을 붙이거나 호(呼)로 부르는 것을 피한다. 학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할 뿐더러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오피니언타임스=앤디] 두물머리를 처음 가본 건 6년 전 겨울이었다. (기억이 정확한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당시 이 장소가 어떤 드라마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던 것 같다.그때의 나는 뭐가 그리 심각했는지, 연차를 낸 어느 평일에 홀로 차를 끌고 이곳을 방문했다. 잔뜩 기대를 안고 도착했건만 두물머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도 휑하고 휑하였다. 내가 맞게 잘 찾아온 건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처음 갔던 그때의 날씨도 제법 잘 기억하고 있는 편인데, 그 날은 계절도 겨울인데 비까지 내려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가득한 날이었다
[청년칼럼=방제일] 몇 해 전 일이다. 엄마가 주말에 서울로 올라와 종로를 구경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외부 일정이 있어 서둘러 종로 세운상가에 엄마를 모셔다 드리는 중이었다. 을지로 역에 내려 좀 걷자 횡단보도 맞은편 세운상가가 보였다.횡단보도 앞에서 엄마가 가방을 슬그머니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설마,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틀리지 않았다. 엄마는 지갑을 꺼내더니 내 주머니에 오만원을 넣었다.나는 분명 회사에 다니고 있고 월급도 받는다. 박봉이다. 박봉인 건 시대가 어렵고 취업이 힘들어서 이기도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다. 가장
[오피니언타임스=하정훈] 대역사적 흐름 속에 문명의 발달과 정보전달속도의 발전을 환영한다. 스마트폰, 공기청정기, 벽걸이 에어컨의 발명을 환영한다. 여러 정보 플랫폼들의 발명을 환영한다. 유튜브, 카카오톡, 블로그의 발명을 환영한다.단체 카톡창 발명을 환영 안한다. 그냥 최악이다.옛날이 좋았다. 옛날엔 보기 싫은 사람들 있으면 그래도 일과 이후엔 볼 일이 없었다. 일과 관련해서도 6시 이후엔 문자 서로 주고 받는 것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전화를 계속 주고 받는 것도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기에 6시땡, 일과 이후엔 자연스레 빠이빠이 하
[청년칼럼=지은성] 8월은 인내의 계절이다. 강렬한 볕이 온몸을 태우고, 무더위는 숨을 조인다. 그저 위안이라면 에어컨 바람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뿐. 그래도 누군가는 이 잔인한 계절에 성취를 맛본다. 코스모스 졸업, 그렇다. 8월은 유이(唯二)한 졸업의 계절인 것이다. ‘코스모스’라는 별칭은 같은 시기를 대표하는 꽃 이름에서 따왔다. 코스모스는 6~10월이면 만발한다. 애써 돌보는 사람 없이도 코스모스는 때를 맞춰 봉우리를 피운다. 장소의 구애도 없다. 이 무렵이면 산과 들은 온통 코스모스 천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스모스를 보며 계
첫 만남은『칼의 노?뼁눼?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로 책머리가 시작했다. 문장이 아름답다.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담백하게 다가와 무겁게 읽혔다. 눈길이 갔다. 그의 글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그는 묘사에 능하다. 인물의 감정과 행동, 시·공간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려낼 뿐이다. 조선 군사 5천이 진주성에서 몰살됐다는 전보를 접한 이순신을 그는 『칼의 노?뼁【?이렇게 묘사한다. ‘진주성이 깨졌다. 닭 한 마리 돼지 한 마리 남지 않았다. 나는 밤새 혼자 앉아 있었다. 아침에 바람이 불었다’ 형용사 하나 없음에도 생생하다.그
[오피니언타임스=유재욱] 청년의 사전적 의미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했을 때, 이는 폭력적인 선언처럼 왜곡되어 들린다. ‘너희들은 이미 어떤 형태로든 성장하였고 무르익었다. 그러니 너희에게 닥친 모든 수난과 고통을 달갑게 받아들여라. 그로부터 너희들을 지켜주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너희들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 어떻게든 무너지지 말고 현실을 견뎌라.’ 이렇게 바꾸어 말한다면 뒤틀린 자아의 지나친 청년 왜곡일까.‘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한국의 청년 사회를 물들이며 통용되기
청춘1있지. 하늘이 너무나 푸르러서 그 공기마저 파란색일 거라 생각할 때가 있었어.그래서 날숨에 힘을 빼고 들숨에 전심을 다했다.내 마음도 파랗게 물들까봐서. 바다는 또 얼마나 푸르던지 소금이 파란물감 덩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어.그래서 땀 한 방울이 아까워,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나마 남은 푸르름이 샐까봐서. 그렇게, 하늘과 바다를 보며 푸르른 청춘을 살아갔어.때론 전심을 다해서. 때론 찬란한 나태함으로. 청춘2청춘이 일생에게 가장 비루한 시절이 아닐까요?청춘 이전의 시절에는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
[오피니언타임스=양준하] 법적으론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검정고시생이고, 실제론 비인가 대안학교를 나온 대안학교 출신에겐 누군가 “어느 고등학교 나오셨어요?”라 묻는 것만큼 당혹스러운 순간이 없다.물어본 이가 바라던 ‘정답’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정고시생이라 답하면, 어떤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하고, 대안학교를 나왔다 하면 대개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나,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상류층 자녀가 다니는 귀족학교 출신으로 안다. 그렇다고 “공교육의 입시 위주 경쟁교육이 아닌,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성찰하고 실천하
자존감, 청춘의 화두가 되다지난 몇 년 동안, 친한 친구와 대화할 때마다 종종 튀어 나왔던 단어가 있다. 바로 ‘자존감’이다. 아홉수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던 그 해, 내가 친구와 나눴던 고민, 한탄, 뒷담화의 결론은 늘 자존감이었다.친구와 대화할 때만이 아니었다.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 SNS, 가끔 들른 서점에서도 “자존감을 높이는 법”, “자존감 높은 사람의 특징”, “자존감이 낮은 이유” 등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도처에 널려있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문제는 자존감에서 시작해 자존감으로 끝난다는 듯이.자존감이란 타인의 인정
[오피니언타임스=박정선] 나는 가을이 오면 슬퍼진다. 가을 특유의 공기냄새 때문인데 일종의 트라우마랄까. 여하튼 가슴이 쿵쾅거리고 이따금씩 호흡이 가파른 것을 느낀다. 지난해 헤어진 연인때문인가. 엉덩이까지 오는 연베이지 컬러의 트렌치코트를 그는 즐겨 입었다. 그때 흩날렸던 따뜻한 우드머스크향 때문인지 나에게 가을은 유난히도 차갑다.냄새란 본디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기도 하고, 또 그것이 주는 이야기 때문에 가치가 커지기도 한다. 인간이 쓰는 감각 중에 유일하게 탄성적인 기능을 하는 게 후각이 아닐까 싶다. 후세포에 흡착된 냄새 분
[오피니언타임스=문예찬] 어느 순간부터 우리사회에 갑(甲)질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대상이 먼저 존재하고 그 대상을 표현할 이름이 나중에 생겨난다는 진리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갑질은 단순히 최근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2017년 4월 14일 인천 중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41)의 ‘피자 인생’은 고달프기만 했다. 유서는 없었지만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약 1년 전 가맹 피자프랜차이즈를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가맹점주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며 점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본사의 부당함에 앞장
1.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평론가를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이동진과 정성일을 꼽을 것입니다. 이들은 한국 영화 평론의 상징과도 같아서, 라이벌이기보다는 쌍두마차로 보입니다.이때 흥미로운 것은, 그 두 사람의 성향이 판이하다는 점입니다. 전자는 친숙한 화법으로 이미지와 상징을 풀어내며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후자는 자신의 화법을 다른 이들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열정[또는 애정. 하지만 어찌 되었든 정(情)]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동진이 상대방 위주로 말을 건넨다면, 정성일은
[오피니언타임스=허서정] 만개한 벚꽃이 흡사 짧은 꿈이었던 양 모두 지고 없을 무렵, 오래된 친구와 대학로를 걸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이따금 부는 바람에 봄 냄새가 섞여들었다. 나는 기대도 설렘도 없이 낯선 풍경들을 눈에 담았다. 스물다섯 번째 4월이었다.함께 걷고 있었지만 우리 둘의 온도차는 남달랐다. 나는 쏜살같이 흐르는 내 이십대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현실과 오래된 꿈 사이 간극을 어쩌지 못해 헤매던 와중이었으며 습관적인 무력감에 허덕이고 있었다. 동굴 같은 어둠을 먼저 빠져나가 손을 내민 건 친구였다. 혜화역
[오피니언타임스=이우화] 가끔은 현학적이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일본과의 관계가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걸을 때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날마다 ‘격변’이라 느껴지는 강도의 일들이 일어나, 이성도 감정도 바짝 날이 서게 되면 반드시 읽어야 할 맥락을 지나쳐버리게 되니까요. 일본이라는 국가와 어쩔 수 없이 운명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본에 대한 지성을 조금이라도 더 강화시켜야만 합니다.간단하게 세계2차대전 이후 일본의 역사를 정리해볼까요. 군국주의로 치달았던 일본은 맥아더라는 이름의 쇼군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들의 헌법은 ‘평
[오피니언타임스=윤유진] 프래그머티즘(Pragmatism), 실용주의를 일컫는 단어다. 실용주의란, 진리를 찾아 헤매는 여러 입장 중 하나로, 추상적인 진리를 추구하기보단 삶에 있어 실용적인 측면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베이컨, 듀이 등이 있는데, 혹시라도 걱정하지 마시라. 아는 바도 없으니 이론적인 부분을 길게 설명할 재간도 없다.생각해보면 현대 사회는 국경과 인종을 불문하고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말보다는 실행을 중시하고, 그리고 실행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주목하고. 확실히 이러한 실용주의의 추구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