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동이] ‘땅보러 다니기’와 관련해 몇가지 추가합니다. 뭐 많이 알아서라기보다는 다니면서 보고 느낀 내용들입니다. 때문에 프로페셔널한 입장과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도시생활을 해온 베이비부머의 경우 도시를 떠나도 도시를 완전히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다져놓은 네트워크와 나이때문이죠.땅도 건강문제 고려해서 봐야 합니다.“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살면 건강해지는 것 아니냐? 텃밭채소에 산나물만 뜯어먹고 살아도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텐데 뭔 건강문제냐?”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지인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베부세대들 은퇴하면 사실 막막합니다. 인생 2라운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벌어놓은 것도 많지 않은데 텃밭만 갖고 놀 수도 없고... 자연 고민이 생깁니다. 노후준비 잘 해둔 이들이야 걱정할 게 없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하면 알바자리라도 알아봐야 합니다.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나의 시장가치가 많이 떨어졌고 ‘왕년의 내’가 아닙니다. 기력도 하루가 다르게 달리고 정신도 ‘깜빡~깜빡~’ 예전같지 않죠.설령 돈 좀 모아놨다해도 다달이 월급 들어올 때하고 ‘가진 거’ 헐어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때문에 가능한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버리기 쉽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옛 물건이죠. 버릴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 포기하고 여전히 끌고 다니는 골동품이 주인공입니다. ‘아까워서’라기 보다는 ‘버리기 송구해서’라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누구나 사연을 안고 있는 물건이 한두개 있게 마련이죠. 동이도 많지는 않지만 사연담긴 옛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쇠절구입니다. 무쇠로 만든 작은 절구죠. 얼마나 썼는지 쇠절구 바닥에 실금이 갔습니다. 버렸으면 일찍이 다른 철물로 태어났을 놈이죠. 어머니는 이 절구로 찹쌀과 볶은 콩을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산골의 겨울나기는 생각보다 매우 힘겹습니다. 잠깐만 있어봐도 그 힘겨움이 느껴집니다.영하 10도를 오리내리는 날씨 속에 산골오지 지인의 집을 찾았습니다. 가자마자 급히 찾은 실내 화장실은 이미 사용정지 상태. “화장실이 얼어 고장났으니 오지 말라”고 얘기할 법도 한데 주인장은 일언반구 얘기가 없었습니다. 방문객들이 외려 머쓱했습니다.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화장실에서 나가는 오수관이 밑에서부터 얼었답니다. “날 풀리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게 주인장 멘트. “기술자 불러서 녹일 수야 있지만 또 얼게 돼있다~ 작년에
“짜맞춤가구를 그렇게 가성비 높게 만들 수 있냐”고 주위에서 묻습니다.답은 ‘가능하다’입니다. 다만, 자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단순비교는 어렵습니다. 같은 재질의 목재도 옹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큰 차이가 나니까요.동이팀은 편백 옹이목을 택했습니다. 저렴한 것도 이유지만 옹이없는 목재가 다소 밋밋할 것같아서였죠. 옹이목은 무늬가 살아나는 게 장점이죠.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제작 후 나무가 마르면서 옹이가 빠질 수 있습니다. 동이팀이 구매한 자재에서도 한 두곳 작은 옹이가 빠져나갔습니다. 빠진 것 자체야 크게 문제될 정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베부(베이비부머)세대도 도시에서 자란 이들은 벼가 풀인지, 나무인지 잘 모릅니다.그런 것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쌀나무라 부르지 않길 ‘천만다행’이죠. “어릴 때는 모, 수확 전후해선 벼(나락), 도정하면 쌀!”이라고 한발 더 나가면 고개 흔듭니다.“딸기가 과일이라고 해서 과일나무에서 따는 줄 알았는데 밭에서 자라네~~”60평생 산 베부의 멘트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시장통에 과일과 채소가 넘쳐나도 도시인에겐 그저 먹거리일뿐입니다. 그것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
“일이 넘쳐 콩 타작을 아직 못하였소. 콩밭에 매일 들러보는 게 콩 꼬투리가 터지지 않나 보는 거요. 다행히 날이 눅눅하여 콩알이 튀진 않을 듯하오. 올 겨울 눈 내릴 때나 콩 꺾게 생겼소. 비오고 마르고 눈오고 마르고 이러다 보면 콩껍데기가 주름이 지게 되어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오. 조금은 걱정이 되오~”콩타작을 걱정하는 농군이 인터넷에 올린 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농촌에선 일손이 바빠 초겨울이 돼도 콩수확을 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엄동설한 눈밭에서 콩을 터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수확기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동이목공팀’이 짜맞춤가구를 만들면서 공동구매한 각끌기에 대해 주위에서 관심이 많습니다. 동네목수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설명드립니다.동이팀도 사실 기계엔 문외한입니다. 다만, 짜맞춤가구를 만드는 데 핵심공정인 홈파기(암놈작업)가 가장 힘든 과정으로 보였습니다. 옛날에야 일일이 망치로 끌작업했지만 요즘엔 각끌기로 다 팝니다. 전업이 아닌 상황에서 각끌기까지 장만해야 하나? 고민되더군요. 창호 전문업체에 홈파기만 맡겨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견적을 받아보니 이번 ‘프로젝트’에만 20만원 가
[오피니언타임스=동이] 귀촌해서 펜션이나 해볼까 하고 여기저기 쏘다닌 적이 있습니다.'이왕이면 테마가 있는 친환경 황토펜션을 해보자~'며 산좋고 물좋은 곳 투어했습니다. 해남 땅끝마을부터 남해, 합천 가야산 중턱과 홍천 살둔, 정선 아우라지, 태백산, 평창, 원주(치악산), 강화, 안면도, 쌍계사 계곡... 경관좋다는 곳은 거의 다 다녀봤습니다. 다 좋았습니다. 형편만 되면 펜션이고 뭐고 여행이나 다니면서 여생보내는 게 최고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허구한날 여행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직접 펜션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텃밭 월동준비는 다들 하셨겠죠. 조막만한 텃밭에 무슨 월동준비냐고 할지 모르나 그래도 할 것들이 있습니다.고추나 가지, 호박같은 작물은 서리오기 전에 따야 하니 거두지 않았다면 지금쯤 폭탄맞은 형국일 겁니다. ‘된서리 맞았다’는 말이 있듯 웬만한 채소는 된서리 오면 끝입니다. 지난 주말 김장하러 영월에 갔더니 농촌마을 손길이 미치지 못해 호박들이 여기저기 언 채로 나뒹굴고 있더군요. 만져보니 얼었다 녹았다 해서 물컹~물컹합니다. 애써 키운 놈들 다 버리게 됐습니다. 김장철이 11월 중하순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한껏 부풀게 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생겼습니다. 목공 도전입니다. 중년남자 넷이서 의기투합해 목공을 배운 지인의 도움을 받아 전통식 짜맞춤가구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필요한 자재와 기계는 인터넷에서 공동구매키로 했습니다. 또 하나의 ‘신세계’를 경험한다는 것, 즐겁고 반가운 일입니다.“그런 거 뭐 귀찮게 만들고 그러냐? 돈 좀 주고 사지...”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재미있을 것 같고 재테크도 된다고 하니 다들 해볼만하다고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얼추 시중가 5분의 1수준이면 만들겠다는 견적이 나왔으니 ‘안 해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주말을 이용해 지인들과 텃밭고구마를 캤습니다. 더 둬도 되지만 오래 둔다고 알이 더 차는 것도 아니고, 두더지 공격만 심할 것 같아 서둘러 수확했습니다. 고구마는 거름을 많이 안해도 비교적 잘 자라고 농약 칠 필요가 없어 텃밭농군에겐 무난한 작물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럼에도 농작물인지라 가물면 씨알이 잘 안듭니다. 밭에 따라선 굼벵이 탓에 군데군데 썩기도 하죠. 굼벵이야 토양살충제로 예방이 가능하다지만 두더지 공격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수확철 가까웠을 때 몇줄기 캐보고 알이 들었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바쁜 일상이지만 틈을 내 뭔가에 빠져보는 것도 좋습니다.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라면 은퇴 후에 도움이 될만한 지원프로그램을 찾아(큐넷 등) 한두가지 배워두길 권합니다. 주말이나 일과 후 시간을 내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꽤 있습니다.배우다 보면 재미와 함께 자신감도 생깁니다. 일찍이 성현들도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말씀하셨죠. 산야초 탐방이나 발효음식, 황토 집짓기, 목공, 천연염색 따위 등이 후보가 될만합니다. 가끔 동문수학(同門修學)한 이들과 정보교환해가며 식도락
[오피니언타임스=동이] 간만에 텃밭에 나가보니 김장무가 제법 올라왔습니다. 무 잎파리 여기저기 청벌레와 달팽이들이 붙어있긴 했지만 이 녀석들 공세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청벌레와 달팽이는 무 이파리를 먹습니다. 하루종일 잎에 붙어서 갉아먹기 때문에 무가 어릴 때는 성장에 치명적입니다. 물론 씨알이 들기 시작하면 이파리를 갉아먹는 속도가 자라는 속도에 미치질 못해 성장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래도 그때그때 견즉필살(見卽必殺), 잡아주는 게 상책이죠.그런데 ‘김장전선’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점뿌림한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텃밭은 완연한 가을입니다. 추위가 몰려오기 전에 서둘러 후세를 남기려는 몸짓들로 분주합니다. 하나 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올봄 모종으로 사다 심은 맷돌호박입니다. 텃밭 퇴비더미 옆에 심었더니 주목(朱木)을 올라타고 내려와 말그대로 맷돌만한 호박을 달았습니다. 토종호박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죠. 모종 하나로 이만한 호박을 얻었으니 이문남는 장사한 셈입니다. 토종호박처럼 죽을 쒀먹어도, 말려서 호박고자리를 해먹어도 됩니다. 그런데 어느날 주목가지에 잘 달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해마다 벌초나 성묘 때 벌에 쏘여 운명을 달리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전원생활에서도 조심해야 할 게 벌과 뱀입니다. 특히 말벌의 독은 가공할만하죠. 도농을 막론하고 119에 ‘벌집퇴치 SOS’를 치는 일이 빈번한 까닭입니다. 연간 출동건수가 무려 17만건이나 된다죠.말벌은 농가는 물론 야산이나 산속 나무둥치에 집을 짓고 군집생활을 합니다. 말벌 집을 건드리거나 가까이 가는 순간 공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보다 흰색 등 밝은 색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쓰는 게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얘기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베이비부머 중엔 은퇴하면 텃밭농사나 짓겠다는 이들이 제법 있습니다. 농사로 돈벌겠다기보다는 도시에서 빈둥빈둥대느니 텃밭에 농막 하나 놓고 왔다갔다하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죠.농사 지어봐야 얼마 벌겠습니까? 평생 농사에 매달려온 농군들도 허덕대는 현실입니다. 우리 농가 연평균 농업소득이 1000만원입니다. 바로 답이 나오죠.그러니 소일삼아 텃밭가꾸며 농막에서 지인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게 현명한 일입니다.2도5농(이틀은 도시, 5일은 농촌서 지내기)이든, 5도2농이든 베부세대의 텃밭의지는 강한 편입니다. 은퇴를
[오피니언타임스=동이] 텃밭 오이를 거둬내고 가을 무를 심었습니다. 김장무와 무채 용도로 좀 쓸까 해서죠.배추는 올해도 안 심었습니다. 벌레 일일이 잡아줘야 하고 병치레를 자주 하는 편이어서 몇해전부터 텃밭작물 목록에서 아예 뺐습니다. 무는 그나마 퇴비하고 어릴 때 벌레 좀 잡아주면 병치레없이 그런대로 잘 자랍니다.가을무씨를 새로 사서 뿌릴까 하다 씨바구니에 지난해 뿌리고 남은 씨앗들이 보여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흩뿌림했습니다. 1년 이상 지난 묵은 씨여서 안나오면 어쩌나? 다소 염려가 되긴 했습니다. 씨뿌리고 사나흘 지나도 안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얼마 전 소백산 기슭을 찾았습니다.올해 콩을 직접 재배해서 메주를 만들기로 했으니 메주 쑬 곳을 찾아간 것이죠.발효전문가 선생님이 계시는 소백산 아래 ‘산야초 세상’이라는 곳입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메주를 직접 만들 수도 있지만 메주 띄우는 일이 보통이 아니죠.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메주 뜰 때 냄새가 썩 좋지 않습니다. 시골집처럼 띄울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니 ‘메주 띄우기’는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메주가 잘 떠야 제대로 된 장맛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메주 띄우고 장도 담글 곳을 찾은 겁니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요즘 프리마켓(free market)이 유행이죠. 전국 곳곳에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프리마켓들이 성업 중입니다.자기만의 물건을 만들어 파는 ‘작은 길가게’. 국내에서는 경기 양평 문호리의 리버마켓(river market)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동이네는 아직 초보단계여서 그렇게 ‘큰 곳’엔 못가고, 천연염색 제품들을 들고 충북 제천의 프리마켓에 가곤합니다. 그게 장사가 돼냐구요?네~~ 되는 날도 있고, 안되는 날도 있습니다. 매번 잘 되면야 벌써 그 길로 나섰죠. 시장이란 게 크든, 작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