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그 꿈을 이룰 수 없어도싸움 이길 수 없어도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길은 험하고 험해도정의를 위해 싸우리라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힘껏 팔을 뻗으리라“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 미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작가는 늙은 망상가 돈키호테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이 더럽고 혼탁한 세상에 이상을 부르짖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가. 그렇다면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헛된 망
[윤영걸=전 매경닷컴 대표]기원전 218년 5월 카르타고(현재 아프리카 튀니지)의 명장 한니발은 당시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대담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군사 4분의 3을 희생해가며 빙하의 알프스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북부로 기습하자 허를 찔린 로마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전락한다.이때 로마는 스키피오 장군의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전쟁의 물줄기를 바꾸게 된다. 그는 로마를 방어하는 대신 카르타고 본국 심장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서 전쟁의 판도를 바꾼다. 기원전 3세기 중엽에서 기원전 2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패권을 놓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프랑스 과학자 파르보는 대열벌레를 놓고 실험을 했다. 대열벌레의 머리와 꼬리가 맞닿도록 원형 대열을 만든 뒤, 그 사이에 뽕나무 잎을 놓아두니 바로 눈앞에 먹이가 있는데도 곤충들은 먹이를 먹지 않고 서로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대열벌레는 먹이 주위를 뱅뱅 돌기만 하다가 결국 일주일 뒤 모두 굶어 죽었다.한국 정치는 한 마디로 ‘대열벌레 정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보스의 명령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가로 공천과 같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받는 시스템이다. 극심한 편 가르기와 코드인
[윤영걸=전 매경닷컴 대표] “나, 다니엘 브레이크, 굶어 죽기 전에 항고 날짜를 잡아주길 요구한다. 그 구린 통화연결음도 바꿔!”영화 ‘나, 다니엘 브레이크’에서 심장발작으로 더는 일을 못하게 된 목수 다니엘은 실업수당을 청구하려 했으나 너무 절차가 복잡하고 관공서 직원들에게 귀찮은 거지 취급을 받자 구직센터 벽에 검정 스프레이로 이렇게 글을 쓴다. 이 영화는 일자리에서 내쫓긴 삶이 얼마나 처절하게 무너지는지 잘 보여준다.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가진 특별연설에서 “경제혁력개발기구(OECD) 어느 나라 보다 빠르
[윤영걸=전 매경닷컴 대표] “자신의 재산을 셀 수 있다면 진정한 부자가 아니다”1966년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부자로 오른 석유왕 J 폴 게티의 말이다. 그러나 그는 냉혈한이었다. 친손자를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마피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 난 손주가 14명인데 몸값을 주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한다. 납치된 후 넉 달만에 손자의 잘린 귀가 배달되자 마지못해 협상에 응하는데, 그것도 세금공제 혜택 범위에서 며느리에게 협상금을 ’아주 조금‘ 빌려준다.그런 게티도 미술품을 사들이는 데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오피니언타임스=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초가 주막 새벽 등불 푸르스름 꺼지려는데일어나 샛별 보니 이별할 일 참담해라.두 눈만 말똥말똥 둘이 다 할 말 잃어애써 목청 다듬으나 오열이 터지네.흑산도 아득한 곳 바다와 하늘뿐인데그대는 어찌하여 그 속으로 가시나요.” (다산 정약용의 ‘밤남정 주막집의 이별’) 지금으로부터 220년 전인 1801년 11월 22일(음력) 새벽. 초겨울 댓바람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다산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나주성 북쪽에 있던 주막거리인 밤남정 삼거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별 인사를 나누었다. 카
[오피니언타임스=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은 ‘젊다’. 지난 3월 한국인 희생자 4명이 발생했던 애틀랜타 총격 사건 현장에 직접 찾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오르다 발을 헛디디며 세 번이나 넘어졌다. 하지만 나이를 이유로 그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은 별로 없는 듯하다. 그는 강하게 그립을 쥐고 활기차게 미국을 이끌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새벽(한국시간) 반도칩 부족 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반도체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등 19개 업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바이든은 반
[오피니언타임스=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어릴 적 동네에서 가장 지저분한 곳은 미나리꽝이었다. 더러운 도랑에 분뇨 냄새가 진동해 코를 막고 지나야 할 정도였다. 거머리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그런데 요리를 통해 미나리는 명품으로 변신한다. 입맛 잃기 쉬운 요즘 초무침에 미나리가 빠질 수 없다. 미나리가 합류하는 순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상큼한 향과 개운한 미각을 선사한다. 한국인 이민 세대의 힘든 정착 과정을 그린 영화 ‘미나리’가 국제무대에서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미나리는 아무 곳에나 씨를 뿌려도 물만 충분하면 자라는 식물이니
[오피니언타임스=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서울 인구가 32년 만에 1000만 명이 무너졌는데도(965만 명)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을 보면 한 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듯싶다.좁은 땅덩어리에 5000만이 넘는 인구가 비비고 사니 땅값이 비싼 것은 이해한다고 쳐도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빌딩을 짓는 한국의 건설기술로 볼 때 맘만 먹으면 서울 요지에 대규모 공급이 가능할 텐데 왜 이리 우물쭈물하느냐 말이다.문득 코로나19가 처음 번지던 2020년 상반기에 종일 약국을 돌면서 마스크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