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재벌그룹 소속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 사이에서 ‘주당 1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일부는 대주주인 오너 가족의 회사나 개인에 넘겨져 ‘주식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재벌닷컴이 2013년 이후 올해까지 자산 5조원 넘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비상장 계열사 주식매매를 조사한 결과 GS와 이랜드, 삼성, 동부, LS 등 5개 그룹 소속 9개 계열사가 주당 1원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그룹별로는 GS그룹 4개사(GS플라텍,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산업, 코스모촉매), 이랜드그룹 2개사(프리먼트, 리드온), 삼성(에스에스엘엠), 동부(동부팜), LS그룹(트리노테크놀리지) 각 1개사 등이다.

주당 1원에 거래된 회사의 공통점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거나 실적 부진으로 최근 2∼3년간 적자가 누적된 회사들이다. 이들은 주가가 회계상 최저 가격인 1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연매출과 자산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등 회생 가능성이 큰 곳도 있고, 일부는 주식을 인수한 주체가 오너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나 개인이어서 ‘주식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별로는 올해 1월 GS그룹 계열사인 ‘위너셋’이 보유 중이던 GS플라텍 주식 105만7000여주(액면가 5000원)를 GS에너지에 주당 1원으로 계산해 105만7000원을 받고 모두 팔았다. GS플라텍을 인수한 GS에너지는 그룹 지주회사인 GS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그룹 계열사인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산업은 작년 11월 보유하던 코스모앤컴퍼니 주식 94만2700주(액면가 5000원)를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에게 94만2700원에 매각했다.

같은 시기에 코스모앤컴퍼니 등은 보유 중이던 코스모산업 주식 27만8000여주(64.4%)를 27만8000원에 허경수 회장에게 넘겼고, 허경수 회장의 아들은 친족들이 보유 중이던 코스모촉매 주식 28만8000주(60%)를 28만8000원에 사들여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LS그룹 계열사인 LS산전은 보유중이던 반도체 제조업체인 트리노테크놀리지 주식 236만8000여주(66.7%)를 주당 1원을 받고 237만원에 개인에게 모두 팔아치웠다. 이 회사는 2013년 기준으로 적자를 내면서 자본이 잠식된 상태이다.

앞서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팜화옹은 보유 중인 농업법인 동부팜 주식 12만7000여주(23.66%)를 동부팜한농에 지난 2013년 12월 12만7000원을 받고 매각했다. 매각 당시 동부팜도 적자로 자본 잠식 상태였다. 매각 이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자녀가 동부팜한농의 대주주가 됐다.

삼성전자는 2013년 12월 보유 중이던 반도체소재 제조업체인 에스에스엘엠의 주식 662만여주(30.1%)를 일본계 화학업체인 스미토모화학에 주당 1원으로 평가해 662만원을 받고 처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에스에스엘엠의 지분 19.9%를 여전히 보유 중이며, 이 회사는 2013년 기준으로 자산 1912억원, 부채 1825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많지만, 642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자사가 갖고 있던 프리먼트라는 계열사 주식 40만주(58.65%)를 개인에게 40만원을 받고 처분했고, 이랜드건설 등은 계열사였던 시스템통합업체 리드온 주식 76만4000주를 이랜드월드에 76만4000원으로 매각했다.

이랜드월드는 박성수 회장이 40.59%, 부인 곽숙재씨가 8.05% 지분을 보유하는 등 특수관계인이 99%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족 지배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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