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수 中國이야기]

[오피니언타임스]랑랑(郞朗)은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1982년 랴오닝성(遼寧省) 션양(沈陽) 출생으로 2011년 초 후진타오의 미국 방문 시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반미(反美) 성향의 곡을 연주해 언론의 주목받았다.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만찬 직전 언론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은 자부심이 강하며 이 노래를 통해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연주할 곡으로 직접 골랐다”고 밝혔다. 연주 후 자신의 블로그에는 “수많은 외국인 앞에서 중국을 찬양하는 노래를 연주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한(韓寒)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타임지가 뽑은 2010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사람 8위에 선정된 인물이다. 4억5000만명의 방문자 수를 자랑하는 파워 블로거이자 가수이며 프로 카레이서다. 1982년 상하이(上海) 출생인 그는 ‘나는 나다’라고 외치는 현대 중국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됐다.

1가구에 1자녀만 허용하는 중국의 산아정책만큼 중국식 사회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인구의 과대 팽창을 막기 위해서 개혁 개방과 함께 1980년 시행된 이 1자녀 정책은 여러 가지 문제점과 드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엄격하게 시행돼왔다. 국가적인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제한하는 독선적 일사 분란함은, 이제 중국의 산아제한 철폐방침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중국이 비상(飛上)하는 밑거름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렇게 시행된 ‘독생자녀제(獨生子女制’의 틀 안에서 외동아들, 외동딸로 귀하게 태어난 세대를,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났다고 하여 ‘바링허우(80후:八零後)’ 세대라고 부른다. 이 세대의 대표 주자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郞朗)과 중국 청소년들의 우상인 한한(韓寒)이다. 이 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6개의 주머니를 차고 태어났다라고 한다. 조부모와 외조부모,부모가 각 주머니에서 용돈을 줄 정도로 귀한 자식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들을 샤오황디(小皇帝; 소황제) 또는 샤오궁주(小公主; 소공주)라고도 부른다.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만큼 세대 차이를 느끼게 된다면 중국만큼 세대 간의 차이가 큰 나라는 드물 것이다. 중국의 ‘바링허우’들은 부모 세대와는 달리, 이들이 태어나면서 도입된 시장경제 체제 아래에서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성장한 세대다. 부모 세대는 비디오조차 몰랐지만 이들이 성장했을 때에는 이미 DVD가 유행하는 시대였다. 그들은 이미 맥도널드나 캔터키 치킨에 길들여져 외국 문화에 거부감 없이 동화된 세대이다. 개성을 추구하며 컴퓨터와 인터넷을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글로벌 정보화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다. 기성세대로부터 나약하고 이기적이며 반항적이라는 부정적 평가 속에서도 당당하게 세계 속에서 중국의 자긍심을 외칠 줄 아는 세대이다.

중국에 살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중국의 앞날은 대단히 이기적일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많은 형제 사이에서 자란 아이들 보다 혼자 크는 외동들의 성격이 아무래도 이기적이고 개인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의 장래를 이끌어갈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혼자 자란 이들 ‘바링허우’들 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이들은 중국의 공산 혁명교육과 사상교육을 비교적 덜 받고 자랐다.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후 장쩌민(江澤民) 시대에 시작된 애국주의 교육 1세대로서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세대이다.

중국을 하나의 나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처럼 중국 사람을 전부 같은 잣대로 보아서는 안된다. 60년대 이후 태어난 ‘류링허우(60後)’와 90년대 이후의 ‘쥬링허우(90後)’는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만큼이나 그 성격과 특징을 달리한다. 지금 2억4000만명의 ‘바링허우’들이 중국의 새로운 소비 문화의 대세로 떠올랐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기업들은 바야흐로 기존 세대들의 성향과는 판이하게 다른 ‘바링허우’들의 소비 성향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나라를 사랑하며 가진 것만큼 누리고 싶어하는 젊은 중국 세대가 이제 거대한 중국과 함께 우리 곁으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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