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한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플리커

‘누가 돼도 상관없어’라는 식의 정치 무관심의 싹을 틔운 건 정치뿐만이 아니다. “제가 반장이 되면 반 친구들에게 햄버거 세트를 돌리겠습니다!”라고 연설했던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선거와 투표의 가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행해졌던 중·고등학교 담임의 반장 임명, 행사와 축제에만 열을 올리고 장애인, 성소수자의 인권이나 시국에 대한 발언과 활동은 ‘정치적’이라며 거리를 두려고만 하는 총학 모두 일상이 비민주적임을 철저히 보여줬다. 학창시절 무관심의 싹은 착실히 꽃을 피웠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의무교육만 해도 9년이다.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포함하면 14~16년이다. 이 기간 동안 정치 무관심(혹은 혐오)을 키우게 두어선 안 된다. 학생대표와 학생이 체육대회에서 작은 행사 하나라도 주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학교 행정이든 정치든 총학이 당당하게 의견을 밝히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때서야 정치 무관심/혐오라는 싹은 하나씩 자취를 감출 거다. 선거 때만 반짝 관심 가져봐야, 대통령과 국회에만 관심 가져봐야 소용없단 소리다. 비민주주의라는 씨앗들은 우리 일상에 숨어 있다가 싹을 또 틔우고 꽃을 피울 것이니 말이다. [오피니언타임스=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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