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현의 웃는한국] 교육혁명③

교육혁명① <‘세계에서 젤 자유로운 교육’으로 가자>
교육혁명② <암기를 죽여야 나라가 산다>

[오피니언타임스=서용현] 학생들을 공부와 시험의 부담에서 최대한 해방시키자. 학생들을 마음껏 뛰어놀게 하여 그들의 잠재력과 자유정신을 최대한 꽃피게 하자. 학생들이 호기심을 살리고 생각을 하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게 하자. 지루한 암기보다는 대화(발표토론식 수업 등)와 탐방에 의해 재밌고, 신나는 공부를 하게 만들자.

과감하게 지식 교육을 축소하자. ©픽사베이

학과시간을 대폭 줄인다

지식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추세에 부응, 과감하게 지식 교육을 축소하자.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는 밝고, 잘 놀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소통하는 학생들을 키우자. 패기, 신바람, 의리, 용기, 자신감이 있는 젊은이들을 키우자.

이를 위해 이론/학과목 교육을 축소하고 현장교육, 실무교육, 인성교육 등 ‘살아있는 교육’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교실 수업은 대폭 축소하자. 중고교에서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획일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느냐? 중고교에서 필수과목은 국어, 역사, 이과 수학, 문과 영어 정도만 남기자. 기타 과목들(예: 문과 수학. 이과 영어 등)은 선택과목으로 돌린다. 중고교에서도 학년, 학급 구분 없이 수강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수업 선택제/학점제’를 도입하고 교실도 최대한 벽을 터 열리게 하면 어떠냐?

학과수업이 단축되는 시간 수는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나, 대체로 오전에만 수업을 하고 오후는 운동과 과외활동에 할애할 수 있을 것이다. 과외활동에는 후술하는 스포츠클럽 활동, 경험교육(사회, 자연, 인간 탐방), 실험실습, 독서/창작, 취미/예술 활동, 원예, 요리, 기계정비, 봉사활동 등이 포함된다. 과외활동도 수업의 일부로 간주되며 출석도 부른다. 학과 선생이 분담하여 지도한다. 성적을 매기지는 않으나 분야별로 ‘우수학생(cum laude)’을 포상한다. 학생들이 자신이 소질 있는 분야에 진학과 취업을 하는데 감안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학에서도 이론 강의를 줄이고 실무 강의를 늘린다. 학과목 이수 학점수도 줄이고, 학생들의 ‘선택’에 의해 과외활동, 인턴십, 현장실습, 체육활동, 봉사활동 등에서 학점을 취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대학생들이 어린이 교실 및 초중고에 가서 가르치는 것, 각종 봉사활동, 국제협력단원으로 후진국에 가서 봉사하는 것 등을 장려하고 학점을 인정해준다.

독서는 전 학생(대학생 포함)에 대한 필수과목으로 하고 영어, 수학 등보다 중요하게 취급된다. 학생들은 독후감을 제출, 평가 받는다. 창작도 장려된다. 독서에서도 ‘우등’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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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토론식 수업으로 가자

오전의 학과수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발표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즉, 주입식 교육, 강의를 몰아낸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이스라엘의 <후츠파> 식의 난상(難上) 토론을 갖는다. 선생은 수업 말미에 논평을 한다. 발표토론식 수업은 암기공부 퇴치를 위한 유력한 수단이므로 시험은 없다. 필자는 대학/대학원에서 모든 수업을 발표토론식으로 진행했으며, 이것이 주입식 수업보다 월등히 우월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졸지도 않고 흥미진지하고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의 발표력을 향상하고 사고하고 창조하는 습관을 심는다.

발표/토론을 외워서 하거나 발표 텍스트를 써 와서 읽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정답도 없다. 변동하는 상황(예: 다른 학생의 질문)에 신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따라서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발표문을 과외선생이 써 주면? 다른 학생들이 쉽고 재밌게 이해하게 하는 것이 좋은 발표인데, 남이 써준 발표가 재미있을까? 과외선생의 발표문은 재앙일 것이다.

선생은 학생별로 상대점수를 부여한다. 이 성적은 ‘인성 다면평가’와 함께 내신 성적을 이룬다. 대학입시에 제출되고, 취업시험 등에도 제출될 수 있다. 선생들의 자의적인 평가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각 과목의 발표토론 평가가 가중 평균되어 총 평가가 집계될 것이므로 특정 선생의 자의적 평가는 중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교사 평가(교육혁명 7)”에 의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다. 더구나 이 평가는 공개적인 발표/토론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교사가 터무니없는 평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평가의 중립성이 정 의심된다면 학생들에 의한 다면평가로 보완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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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연, 인간에게서 배운다

학교에서 배우는 주입식 공부는 ‘죽은 공부’다. 사회, 인간, 자연에서 배우는 ‘살아 있는 공부’가 진짜다. 이처럼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바로 무학(無學)의 정주영씨나 징기스칸이 공부한 방법이다. 자연과 친화하고,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며,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직접’ 보고 배우는 것이다. 로마의 시저(Caesar)도 “경험은 모든 것의 스승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공부는 학생들을 쓸모 있는 사람,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으로 바꿔줄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매주 오후 1회 정도를 사회, 자연, 인간에 대한 탐방과 대화를 하고, 나아가 본 것과 느낀 것에 대한 글쓰기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회’를 보자. 아이들을 재래식 시장에 데려가면 어떤가? 그 곳의 아저씨/아줌마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왜 돈을 많이 벌지 못하실까?” “저 아줌마는 고생하시는데도 아주 밝으시지? 왜일까?” 편의점 두 곳을 비교해서 “왜 이 편의점은 잘 되는데, 저 곳은 안 될까?” 도청, 시청, 구청, 마을센터들에 가서 서비스와 친절함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사회를 보는 눈과 비판적 시각을 키워서 자기가 어른이 되면 이렇게 하겠다는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것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연상하면 된다. 군인 집안에 가정교사로 들어온 견습 수녀 마리아가 딱딱하게 굳어진 아이들을 산으로 들로 데리고 다니면서 자연과 친해지고 즐겁게 노래도 한다(유명한 ‘도레미’송 등). 아이들의 감성과 창의력이 살아나서 손님들이 왔을 때 멋진 공연도 하지 않던가? 생태체험, 동물 키우기/보호하기, 농촌봉사, 산불퇴치, 나무 돌보기, 농촌주택개량 등도 자연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이작 뉴튼이나 찰스 다윈과 같은 과학자가 나오지 않겠는가? 이런 것들은 교실에 앉아서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나 읽고 있어서는 ‘죽어도’ 못 이루는 것 아닌가?

‘인간’을 보자. 우선 친구를 만드는 것이 인간에 대한 제일 큰 공부다. 그밖에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 등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공부다. 역사적 인물의 유적지를 찾아서 배우는 것도 ‘인간’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유적 탐방을 통해 여러 역사적 인물들을 보면서 “나는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또는 “나는 저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공부다.

이렇게 해서 ‘생각하는 공부,’ ‘살아있는 공부’를 한 젊은이들은 노벨상도 밥 먹듯 타지 않을까? 대학입학 자격시험(논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않겠는가?

 서용현, Jose

 30년 외교관 생활(반기문 전 UN사무총장 speech writer 등 역임) 후, 10년간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

 저서 <시저의 귀환>, <소통은 마음으로 한다> 등. 

‘서용현, Jose’는 한국이름 서용현과 Sir Jose라는 스페인어 이름의 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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