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구의 문틈 금융경제]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5060세대는 소수의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 기능 중 일부만을 사용한다. 아무리 복잡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더라도 전화와 문자송수신 기능만 사용하다 이제는 조금 폭이 넓어져 카톡이나 밴드에서의 채팅과 일부 검색과 사진촬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사용한다.

그러나 모바일결제는 뭔가 불안하여 대개 꺼려진다. 젊은 세대 간에 모바일쿠폰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게 되었다. 딸아이가 선물로 받았다고 스타벅스 음료 쿠폰과 제과점 케이크 쿠폰을 가족카톡방에 올리고는 나더러 사용하라 하여 처음으로 경험했다.

전에는 종이상품권을 전해주려면 금액이 작으면 신경이 쓰였는데 모바일쿠폰은 몇천원짜리라도 가볍게 사서 보내주기에 편해보였다.

©픽사베이

해외로 여행 떠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관광수지가 큰 폭으로 적자를 보인지도 제법 되었다. 소수의 사람들만 해외여행이 가능하던 시절에 출장 등으로 외국에 다녀오게 되면 떠나기 전부터 무슨 선물을 사야하나가 큰 고민거리였다.

각종 수입품이 넘쳐나고 국산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오늘날과는 달리 외제에 대한 선호가 높던 시절이라 선물을 주어야할 대상도 많았다. 심지어 동료들이 선물을 사달라고 따로 돈을 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보니 해외체류 일정 중 쇼핑스케줄을 잡는 게 무척 고민스러웠다.

구체적인 주문이 없는 동료의 경우 볼펜 등 문구류와 열쇠고리 등 부피가 작고 여러 개를 사와도 좋은 품목을 사다주며 쉽게 면피할 수 있었지만, 가족의 경우 옷이나 신발을 사려다 애를 먹기 십상이었다.

가족 개개인의 옷 치수나 신발문수를 용케 알아도 외국에서는 우리가 익숙한 단위로 쓰이지 않다보니 어떤 크기로 골라야 하는지 고민하기 마련이어서 때로는 판매원더러 입어보아 달라는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사이즈 말고도 색상이나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할지 자신이 없어 선물을 사오고 나서까지 신경이 은근히 쓰였다.

어버이날 등 어머님에게 선물을 드려야 할 때면 무슨 품목을 골라야하는지 한동안 고민하기도 했다. 나중에 어르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 현금이라는 보도를 보고는 편하게 돈으로 드리기 시작하며 걱정을 덜었다.

그러나 식구가 아닌 남한테 선물로 돈을 준다는 건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상품권이 돈 대신 인기를 끌었다. 선물품목을 고르는 고민도 덜어주고 현금과는 달리 정서적인 거부감 없이 주고받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받은 상품권을 현금화해야하는 서민들의 다양한 경우가 있어 상품권할인 시장의 순기능도 크다. 그러나 상품권이 뇌물을 전하는 수단으로도 간혹 이용되며 뇌물로 받은 고액의 상품권을 할인하여 현금화하기도 한단다.

또 상품권할인시장에 나오는 물량 중에는 우리사회의 모순을 반영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 대기업에서 납품받고 그 대가를 자사 상품권으로 주는 경우다. 납품업체는 받은 상품권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현금화하기 위해 상당한 손해를 보면서 부득이 할인시장에 내놓는 물량도 있다고 한다.

시내에 있는 구두닦고 수선하는 가게에서 상품권할인 매매라고 써 붙이고 거래하던 방식으로 출발하여 이제는 대형 인터넷몰이 생겨나 상품권별 할인 매매가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8일자 시세표에 10만원권 기준으로 어느 유명제화회사 상품권은 팔 때는 35퍼센트 할인되고 살 때는 할인율이 25퍼센트로 비교적 높다. 유명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매각 때 할인율은 5-6% 그리고 매수 시는 2-3%로 거래된다.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모바일 쿠폰은 작은 금액에 부담 없이 서로 주고받기 편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마음으로 전하는 선물의 깨끗한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할인율이 높은 상품권이 그런대로 명맥을 유지하는데는 선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 할인해서 사기 때문에 지불한 금액보다 큰 금액을 준다고 느끼는 면도 무시하기 어렵다. 또 현명한 소비자는 할인시장에서 산 상품권으로 구매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제화사의 경우처럼 높은 할인율로 상품권을 많이 팔고 그래서 상품권이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다보면 상품권을 갖고 찾아온 고객을 홀대하기 쉽고 물건 값을 부풀려 매겨놓아 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에 빠져들기 쉽다. 

 김선구

 전 캐나다 로열은행 서울부대표

 전 주한외국은행단 한국인대표 8인 위원회의장

 전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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