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김정은 참수작전’ 등 해킹당해…“총체적 군 기강 해이 드러나”

[오피니언타임스=박형재 기자] 북한 해커에게 군사기밀이 대규모로 새어나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김정은 참수(斬首) 작전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를 비롯, A4용지 1500만장 분량의 정보가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국회 국감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북한인 추정 해커에게 해킹당했다. 해커들은 우리 군 인트라넷 등에서 235GB(기가바이트) 분량의 자료를 빼갔다. 이 중 182GB 분량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 빠져나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국방망 해킹 사건에 대해 국방부는 그동안 “일부 자료가 유출됐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거짓말로 둘러댔다. 당시 국군사이버사령관 등 26명을 징계하는 선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북한 해커에게 참수 계획 등 군사비밀이 대규모로 새어나간 것은 충격적”이라며 “북핵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군의 총체적 기강 해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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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작계’ 뺏기고도 태평한 軍, 어떻게 北에 맞설 텐가

서울신문은 “우리의 군사기밀이 무더기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번지고 있다.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우리 군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용 인트라넷(국방망)을 통해 모두 235GB 분량의 자료가 유출됐고 확인된 유출 문서 가운데 군사 2급 기밀 226건을 비롯해 3급 42건, 대외비 27건 등 295건의 군사기밀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유출된 군사 기밀에는 한·미가 2015년 수립한 ‘김정은 참수작전’이 담긴 ‘작계 5015’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국지 도발 대응 계획이나 북한 급변사태 시 우리 특전사령부가 수행할 작전계획 등이 고스란히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北이었다면 모두 사형당했을 '작계 5015' 유출 사건

조선일보는 “참수 작전 대상자에게 참수 작전 내용이 흘러들어 갔다. 충격을 넘어 이게 나라이고, 군대냐는 탄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는 부인하지만 전군을 통틀어 10건도 안 된다는 1급 군사기밀이 김정은 책상 앞에 놓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선은 “미군 측에서 대북 정보 공유 차원에서 우리에게 제공한 기밀 자료와 사진이 모두 유출된 것도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우리 국방부가 동맹국이 준 정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군 정보가 적국에 넘어가는 것을 심각하게 여긴다. 나라의 안보를 미군에 맡겨놓고 월급쟁이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나태함이 우리 군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북한에 참수 작전까지 유출 … 국가 안보가 걱정이다

중앙일보는 “해킹 과정을 보면 더 기가 찬다. 전산망 보안의 기본 절차 3단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인터넷망과 국방망 분리, 보안점검, 전산망 관제 등이 모두 무너졌다. 이 가운데 하나만 작동했으면 비밀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차적으로 백신 공급업체가 국방망에 백신을 업데이트하면서 불법으로 외부 인터넷과 국방망을 연결한 채 내버려뒀다. 북한은 이 구멍을 찾아 해킹했다. 또 국방망에서 자료가 대량으로 빠져나가면 전산망 관제에 포착되는데, 두 달 반 동안 전혀 몰랐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해킹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백신업체를 백신사업자로 최근 다시 선정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라고 황당해했다.

△세계일보: 해킹 쉬쉬, 취중 사격… 병든 군인정신으론 나라 못 지킨다

세계일보는 “지금 우리는 6·25 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안보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을 막기 위해 미국의 2개 핵추진 항모전단이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고 사상 처음으로 한·호주 해군 연합훈련도 실시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우방국과의 군사협력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라를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투철한 정신이다. 무너진 군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 화급하다. 병든 군인 정신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요 신문 11일 사설>

경향신문 = 대기업 중심 성장의 한계 입증한 OECD 보고서 / 군내 기강해이ㆍ안전 소홀이 빚은 병사의 죽음 / 노동자 피해 사건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도 되나

서울신문 = '작계' 뺏기고도 태평한 軍, 어떻게 北에 맞설 텐가 / 과로를 惡으로 인식해야 행복지수 높아진다 / 헌재소장 새로 임명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세계일보 = 해킹 쉬쉬, 취중 사격…병든 군인정신으론 나라 못 지킨다 / 김이수 대행체제 유지, 헌법정신에 부합한가 / '말 따로 행동 따로' 정부의 원전 수출 지원 약속

조선일보 = 文 대통령 '헌재소장 지명 거부'는 독재적 발상 아닌가 / 北이었다면 모두 사형당했을 '작계 5015' 유출 사건 / 철원 사격장 사고, 軍은 한심했고 유족은 의연했다

중앙일보 = 북한에 참수 작전까지 유출…국가 안보가 걱정이다 / '헌재소장 대행체제'는 민의 무시한 편법 / 공론화 숙의기간에 도 넘는 원전 흠집내기

한겨레 = 김관진의 '사드 알박기', 진상 규명하고 책임 물어야 / 사격 안전수칙 어기고 은폐까지 한 기막힌 군대 / '백남기 사건' 대하는 경찰 태도, 개혁의 시금석이다

한국일보 = 갑질ㆍ삿대질 국정감사가 개헌 논의 때 살아남겠나 / 외교 갈등의 연장선인 한중 통화스와프 진통 / '작계' 해킹 여부조차 국방부가 모르쇠로 일관해서야

매일경제 = 편하게 해줘야 변화 일어난다는 노벨경제학상 세일러의 메시지 / 외국 나가선 인정받고 국내에선 무시당하는 우리 원전기술 / "누가 쐈는지 밝히지 말라"는 철원 병사 아버지를 보며

한국경제 = 주류경제학 한계 넘은 행동경제학의 노벨상 凱歌 / 세계가 인정한 원전 기술, '한국의 자산'으로 키워나가야 / 불붙은 글로벌 GPS 전쟁, 일본도 독자망 구축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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