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하는 말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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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말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광포한 소리를 배가시켜 그들의 대화를 잠시 끊었다.
그들은 이제 침묵하던 타자들의 소리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 바람은 안다.
세상에 자기 소리가 없는 존재는 없음을.

내가 거세게 와-앙, 웅- 몰아치자
소나무와 풀, 초가집 지붕, 바닥에 뒹굴던 돌들과 벌레들, 거품들, 흰 파도와 깃발들이 깨어나 아우성을 쳤다. 그들도 조랑말과 같은 울음소리를
거칠게 토해 냈다. 세상은 이내 타자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남자와 말도 그 아우성을 듣기 시작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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