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안이한 대처가 화 불러…리스트 빠지도록 총력 대응해야

[오피니언타임스=박형재 기자] 한국이 ‘조세회피처’가 됐다. 유럽연합(EU)은 5일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파나마, 아랍에미리트, 마카오 등 17개 지역을 조세회피가 우려되는 ‘비협조적 지역(non-cooperative jurisdiction)’으로 지정했다.

EU의 결정은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EU는 한국이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소득·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유해조세제도’라며 문제 삼았다.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다. 이러한 세제 혜택은 EU 회원국들도 시행 중이다.

다만 파나마 등 저개발국가들과 함께 국제적으로 조세회피처 의혹을 받는 것 자체가 망신이다. 정부는 지난해 EU가 ‘블랙리스트 후보 92국’을 선정해 평가자료를 요구했을 때부터 신중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리스트에서 한국이 빠지도록 범정부 차원의 총력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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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국이 조세 피난처라니, '이게 정부냐'는 말 안 나오겠나

조선일보는 “유럽연합(EU)이 한국을 포함한 17개 국가를 ‘조세 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조세 피난처란 과세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징세 행정이 불투명해 탈세나 자금 세탁, 재산 도피 위험성이 큰 지역을 말한다. 세계 7대 무역 대국이자 G20(주요 20국) 멤버인 한국이 난데없이 탈세·돈세탁 위험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이다. 무슨 날벼락인지 어이가 없다”고 전했다.

조선은 “EU 결정은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고 무엇보다 상식적이지 않다. EU는 ‘한국이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EU는 OECD 등의 국제 기준과 달리 제조업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기준이 자의적이다. 한국은 미국·일본은 물론 28개 EU 회원국 모두와 조세 조약도 맺고 있다. EU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 한국이 조세회피국가라니… 정부는 뭐하고 있었나

한국경제 역시 “EU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외국기업에 소득·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유해조세제도’라며 문제 삼았는데, 이는 EU 회원국들도 시행 중이다. EU 결정은 OECD 기준과 다른 국제적 합의에 위배되며, ‘조세주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기재부의 항변도 일리가 있다. EU가 불성실 조사로 무책임한 판정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가 EU 탓만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지난해 EU가 ‘블랙리스트 후보 92국’을 선정해 평가자료를 요구했을 때부터 신중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조세회피처 국가들에 다양한 형태로 불이익을 줘왔다. 이제 EU 차원에서 리스트를 발표한 만큼 제재 조치와 대외신인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리스트에서 한국이 빠지도록 총력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한국 '조세회피처' 지목될 때까지 정부는 뭘 하고 있었나

매일경제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EU는 지난해 말 조세회피 블랙리스트 후보국을 선정하고 해당 국가에 세부 정보를 요구했다고 한다. 1년 가까이 블랙리스트 선별 작업을 벌인 셈이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들어가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정부가 무능했거나 안이한 생각에 빠져 시간만 보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주요 신문 12월 7일 사설>

경향신문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복지 줄이고 SOC 늘리다니 / 북핵 대화 전기 마련하는 한ㆍ중 정상회담 돼야 / 예산에도 색깔론 덧씌우는 한국당의 저열함

서울신문 = 한ㆍ중 정상, '北 레드라인 3개월' 해법 내놓길 / 재계 협조 아쉽지만 최저임금 보완책은 찾아야 / 한국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국가라니

세계일보 = 문 대통령, 방중 때 대북 원유공급 중단 설득하라 / "정부 얘기 집에서 문 잠그고 하겠다"는 안희정의 탄식 / 첫 단추 잘못 끼운 최저임금, 후유증 최소화 서둘러야

조선일보 = 한국이 조세 피난처라니, '이게 정부냐'는 말 안 나오겠나 / 이 국회와 의원들에게 국정을 맡겨야 한다니 / 한국당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앙일보 = 꼼수와 짬짜미 예산안 후폭풍…이런 게 야당인가 / 문 대통령, 시 주석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청하라 / '내란죄 이석기'가 어떻게 양심수인가

한겨레 = 매우 우려스러운 문무일 검찰총장의 '현실 인식' / 문 대통령 첫 방중, '당당한 호혜적 관계' 시발점 되길 / 중동 화약고 들쑤시는 트럼프의 '예루살렘' 불장난

한국일보 = 한중 신뢰구축 토대 돼야 할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 한국 '조세회피처' 지정, 통상외교 실패다 / 적폐수사 서두르더라도 수사팀 의견은 존중해야

매일경제 = 코앞에 닥친 근로시간 단축 혼란, 국회는 방치할 건가 / 최저임금에 상여금 포함 노동계는 수용해야 / 한국 '조세회피처' 지목될 때까지 정부는 뭘 하고 있었나

한국경제 = 기업이 투자로 '매력 국가' 투표하는 시대…한국은 위기다 / R&D 예산 관할권 다툼 볼썽사납다 / 한국이 조세회피국가라니…정부는 뭐하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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