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여전합니다.

대학은 미화원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알바 미화원을 고용했습니다. 부자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음식점과 카페는 줄줄이 값을 올립니다.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놓은 대학자본들이 임금인상을 받아들일 없다며 꼼수를 부리고 있다” “비정규직을 없애지는 못할망정 나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저기 아우성입니다.

저임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해주기 위해 올린 최저임금이 한편에선 역으로 저임근로자를 벼랑으로 모는 모습입니다. 최저임금의 역습이라고나 할까.

자영업하는 분들도 “매출은 그대로 인데, 월세 오르고 시급은 껑충 뛰어 걱정”이라며 영업시간 줄였습니다. 알바 대신 가족들이 배달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사실 자영업자도 퇴직금 몇푼 갖고 편의점이다~ 프랜차이즈다~ 생업에 뛰어든 ‘또 다른 근로자’일뿐입니다.

당국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최저임금의 충격을 줄여보라고 독려하지만 대상도 제한적(고용보험 가입조건)인데다 한시적 지원이라 흔쾌해 하지들 않습니다.

작금에 불거진 최저임금 문제는 파이가 커지지 않는 한 풀기가 매우 힘든, 제로섬 게임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군가 좀 더 가져가면 누군가 그만큼 손해봐야 하는... 한정된 몫을 나누려다보니 불거진 상황이죠. 노동의 댓가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돼야 하나, 현실이 그렇질 못해 당국이 나선 것이기에 까닭이 이해는 됩니다. 손실보전(일자리안정자금)까지 해주게 됐지만, 재정수요(문재인 캐어, 공무원 증원 등)를 감안하면 운신의 폭은 매우 좁습니다.

#불황에도 되는 곳은 된다!

주말에 외출했다가 사람들이 길게 서있는 빵가게를 봤습니다. 다른 상점엔 손님이 가뭄에 콩나듯한데 유독 그곳만 문전성시였습니다. 대체 어떤 빵을 팔길 래 이 불황에 사람들이 줄까지 서있나? 의아했습니다. 알고보니 요즘 잘나가는 수제식빵 가게였습니다.

잘 나가는 식빵이라? 입간판을 보니 완판행진입니다.

완판행진 중인 수제식빵의 입간판

이른 아침부터 계속 식빵을 구워내는, 대박집이었습니다. 핫 트렌드라해도 식빵 값이 착하고 맛도 좋기에 문전성시를 이뤘을 겁니다. 쉽게 열지 않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확 열어 제꼈으니까요.

‘불황에도 되는 데는 된다!’
반짝인기로 끝나지 않는다면 이 식빵가게는 ‘없던 수요’를 새로 만들어내는 ‘애국빵집’입니다.

자고 나면 2500여 사업자가 없어지는 세상. 변치않는 대한민국 자영업의 민낯이죠. 그럼에도 퇴직금 싸들고 너도나도 부나비가 돼 자영업에 뛰어드는 현실입니다. 은퇴자들의 무덤이 된 자영업의 팍팍한 현실에서 식빵가게의 완판행진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한평 남짓한 매장에선 여럿 직원이 눈코뜰 새없이 움직입니다. 이곳에선 최저임금 올랐다고 직원 줄이고 근무시간 단축할 일 없어 보였습니다.

근본은 식빵가게처럼 시장에서 파이전체가 커져야 합니다. 장사 잘 되면 직원월급 올려줄 것이고 더 잘되면 추가로 직원 뽑을 테니까요. 식빵가게처럼 수요 창출로 밑바닥에서부터 선순환이 이뤄지면 최저임금의 후폭풍은 어렵지 않게 극복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그러려면 경제주체들이 부가가치 창출에 힘써야 합니다. 당국은 장사에 걸림돌이 없는지 살펴주고, 걸림돌이 보이면 그때 그때 치워주고. 물고기만 나눠줄 수는 없는 노릇.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낚게 해야 합니다. 낚시기술 가르치고 돈도 빌려주면서... 열심히 낚는 자는 고기 배급받을 때보다 형편이 풀릴 겁니다.

한편으론 대기업, 가맹본부의 과도한 원가인상이나 임대료 인상이 이뤄지지 않게, 공정감시를 통해 상생의 기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적극 나서야죠. 일 안하는 무상복지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곳에 좀 더 정책지원을 강화해준다면 애국빵집들 늘게 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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