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외로움의 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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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은 자연을 의도적으로 인간에게 예속화시켜 놓고 이것을 예술에 나타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동양인은 인간을 소재로 삼아서 표현할 경우에도 산수나 화조 등을 동시에 담아 표현한다…… 우리나라 자연 풍경은 한 폭의 *남화(南畵) 그대로이다.

이 남화에 표현된 자연환경은 같은 동양이면서도 일본 같은 풍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한국 특유의 것이라 하겠다. 이 남화가 일본까지 건너 갔지만 일본에서는 별로 토착화되지 못하고 말았다. 그것은 일본의 자연환경이 남화에서의 풍경과 거리가 먼 것이었기 때문에 결국 인물화인 '우끼요에(浮世繒)'를 비롯한 일본화의 양식이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한국과 일본은 같은 동양이면서도 풍토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예술의 특수성에서 크게 다르다고 하겠다. 일본은 섬나라로 고온 다습한 해양성 기후에 또한 지진에 잦은 화산대의 나라다. 그래서 자연에 대한 불안감이 항상 그들 국민의 가슴속에서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예술창작 활동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웅대 수려하고 선경(仙境)과 같은 신비성을 지닌 무한의 경지가 있는 데 비해서 일본은 소규모적이며 아기자기한 미적 감각을 이룬다.

- ‘예술과 풍토’ 중

*남화: 18∼19세기 청나라 화풍을 받아들여 일본에서 유행한 회화 양식. 구도와 화풍 등에서 중국 문인화의 요소를 과장하여 새로운 양식으로 변형시켰으며, 유머 감각을 가미하였다. 기교에만 치중하다 20세기에 퇴조.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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