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외로움의 끝12

바람이 모래에 선을 파기 시작했다. 선이 복잡한 미로처럼 그려지더니 그 안에 형체들이 그려졌다. 미로 속에 형체들은 각자의 줄에 갇혀 절규하는 것처럼 보였다.

남자: 내가 바위섬에 갇혔듯이 우리 모두는 이런 줄에 갇혀
     자기만의 소리를 낸다는 뜻인가?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바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잔 바람이 일었다.

바람: 내가 전에 들려줬던 타자들의 아우성 기억나나?
     초록색 바람이 불고,
     말이 섬에 남은 말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고
     남자에게 물었던 그날 말이야.

남자: 물론 기억하지.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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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변시지 그림을 소유한 시지아트재단과 황인선 작가와 협의 후 게재하는 것입니다. 본문 안에 포함된 사진을 따로 퍼가거나 임의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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