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오피니언타임스=신명관] 천둥소리가 들렸다. 작업을 하던 방의 옆으로 빛이 새어들어 오길래 누군가 플래시를 터트렸나 했는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때쯤에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둥소리는 거대했다. 잡동사니가 무너져 내리며 나는 가벼운 요란함이 아니라, 멀쩡한 마음속에서 울리는 충격 같기에 무겁다. 나는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 블라인드를 걷었다. 성난 함박눈이 어두운 밤을 뒤덮고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 날씨와 주인공의 기분을 교차시킬 때가 많다. 구름이 끼면 심상찮은 일이 닥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슬프다가 비참해지는 주인공이다. 물론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은탁이를 사랑하는 도깨비처럼.

현실의 내 기분과 날씨는 비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아무렇지 않은 날, 천둥이 치거나 비가 쉬지 않고 내리면 되려 하늘을 걱정할 때가 있다. 너는 어디가 그렇게 아파서, 어쩌다 그렇게 목이 메어서 하루 종일 울고 있니?

보름달은 하루 종일 모든 사람의 소원을 받고선,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사람은 찾지 못한다. 하늘은 찾아오는 모든 슬픔을 안고 어둡게 잠들었다가, 다음날이 되면 천연덕스럽게 밝아져야 했다.

참아왔던 것을 토해내는 것만큼 가슴아픈 것은 없다. 그게 무엇이던 간에. 꾹꾹 참아온 것은 그것이 더 나을 것이란 생각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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