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반복되는 예산 투입에 언론들 ‘쓴소리’…땜질 처방 대신 근본원인 바꿔야

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3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기업 규제완화 등 근본적으로 일자리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야지, 단순 ‘돈 쏟아붓기’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에 2조9000억원을 쓰고 지역대책에 1조를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특히 청년들의 중소·중견 기업 취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중소·중견기업이 정규직 1명을 신규채용하면 연봉의 3분의 1 수준인 900만원을 지원한다. 34세 이하 청년에게는 소득세 면제와 주거, 교통비까지 추가로 제공한다. 이로써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여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정부의 재원 투입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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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치 공방 아닌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일자리 추경

경향신문은 “청년일자리의 절박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데에도 이론은 없다”면서도 “지난해 11조원의 추경예산, 올해 429조원이라는 슈퍼 예산 중 일자리 예산 19조2000억원에 이어 또다시 추경을 편성한 것은 미덥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반복되는 추경은 일자리 정책의 약발이 듣지 않았거나 정부가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3년 내내 추경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물었다.

경향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지만 벌써부터 정치공세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답답하다. 국회는 정부의 추경안이 넘어올 때마다 내용에 대한 치열한 논의 대신 신속·적기 투입(여당), 선심성·선거용(야당) 등 정치 공방만 벌여왔다”며 “청년의 아픔을 보듬기 위한 치열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일자리 창출 역행하는 정책 점검과 수정이 먼저여야

한국일보는 “2018년도 본예산 확정 후 4개월 만에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시기적으로 그다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라며 “기존에 배정된 일자리 예산을 다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추경 편성을 서두르는 바람에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이라는 지적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난해 일자리 추경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야당의 반발이 크다. 또 ‘재난 수준’이라는 부총리의 현실 진단에 비해 ‘미니 추경’에 그쳐 실질적 효과도 제한적이다. 중소기업 지원 대책은 정책 효과가 의문시되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일자리에 구멍이 생긴다고 세금으로 때우려는 ‘재정 중독증’에 빠지면 곳간만 축난다”며 “추경을 환영하면서도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같은 사안에 대한 보완책이 병행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 추경만으론 ‘청년 일자리’ 해결 못한다

한겨레는 “이런 대책으로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리 경제는 중소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88%를 맡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 한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고 봤다.

신문은 “지난 10여년간 20여차례의 청년 고용 대책이 나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데만 급급했을 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관계를 바로잡는 근본적인 대책에 소홀했던 탓이 크다”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 등을 뿌리 뽑아야 한다. 또 혁신 중소기업의 등장을 어렵게 만드는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요 신문 4월 6일 사설>

경향신문 = 미ㆍ중, 무역전쟁 끝내고 협력의 길로 가야 / 4월 국회도 개점휴업할 건가 / 정치 공방 아닌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일자리 추경

서울신문 =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규제완화 대상 아니다 / 신통상전략 핵심은 시장 다변화, 교역의 질 향상 / 20분 면접으로 기금본부장 뽑으려는 국민연금

세계일보 = 또 대북제재 뒷문 열어준 中, 비핵화 말할 자격 없다 / 선거 코앞에서 일자리 선심예산 풀겠다는 건가 / '올드 보이' 공천은 환골탈태 외면한 제1야당의 업보

조선일보 = 한국GM 노조 사장실 점거, 美 기업 상대로 한국식 투쟁 / 金 금감원장이 보여주는 이 정권의 오만 / 北, 이미 고철 된 원자로로 쇼 벌일 생각 말라

중앙일보 = 한ㆍ중, 비핵화 협상 전에 대북제재 허무려는가 / '러스트벨트' 구조조정은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어 / 일회용품 사용 세계 최고 … 쓰레기 대란 반복된다

한겨레 = 추경만으론 '청년 일자리' 해결 못한다 /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보수 일각의 몽니 / '선거연령 18살 하향' 요구, 더는 외면할 수 없다

한국일보 = 대책 없는 장관들… 집권 2년차가 걱정된다 / 안희정 영장 기각, 사법 단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 / 일자리 창출 역행하는 정책 점검과 수정이 먼저여야

매일경제 = 신문의날, 민주주의 보루 언론자유를 되새겨본다 / 외국인 투자비율 G20중 최하위권, 가장 큰 문제는 규제 / 초등 돌봄 확대 방향 맞지만 내실이 중요하다

한국경제 =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 그냥 넘길 일 아니다 / "국회도, 정부도 안 보이고 청와대만 보인다" / '공유경제' 규제가 기업투자 해외로 내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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