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좋은 습관’ 캠페인]

[오피니언타임스=써니] 온라인·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그러나 아주 좋았던 습관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노트하는 습관입니다.

네이버 창에 ‘노트 습관’을 치면 이런 글들이 나옵니다.

- 메모 습관의 힘
- 미루기 습관은 한 권의 노트로 없앤다.
- 엄친딸, 엄친아 되는 지름길~ 하루 10분 노트 습관!
- 직장 생활을 변화시키는 노트 메모 습관
- 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 등등

이들은 그러나 역설적으로 요즘 사람들이 종이노트를 현저하게 안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안 하는 이유, 못하는 이유를 우리는 어느 정도 압니다. 그러나 이제 종이 노트의 필요성조차 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디지털 습격 시대를 지나 이제는 아날로그의 반격을 말하지만 그런 거시적 흐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자신의 머리와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오. 뭔가 기억이 안 되고 집중도 안 되고 늘 멍하지 않습니까?

사색 시대에서 검색 시대로 옮겨가면서 한국인들의 생각력(力)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책을 읽고 경험을 하고 많은 대화를 하고 여행을 가고 해야 생각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력은 바로 노트에서 나옵니다. 노트는 빈 책(空冊)입니다. 비어있다는 것이 너무 중요한 겁니다. 거기에 우리가 글과 사진을 채워 넣으면 책이 됩니다. 그런 책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확실히 달라집니다.

©픽사베이

심리학자들은 (노트를 안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PC나 모바일에 노트를 하는 사람들보다 직접 종이에 노트를 하는 사람이 집중력, 기억력, 상상력 부분에서 확실히 유의미한 성취를 보인다고 실험결과를 내놓습니다. 온라인 노트도 좋은 점이 물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 중에는 종이노트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 요즘 대학생들이나 2-30대 초반 세대의 새로운 역(逆) 트렌드로 노트를 들고 다니며 카페, 강변벤치, 해외 맛집에 차분히 앉아서 본 것, 생각나는 것을 수시로 노트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다움(Britishness)에 독특한 유머와 위트를 겸비한 감각으로 세계를 사로잡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종이노트 고집은 유별납니다. 그는 심지어 모바일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최근에 뉴욕 타임지 기자가 온라인을 쓰지 않고 살기를 했더니 세상이 전혀 달라 보이더라는 실험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지만 노트하기는 바로 할 수 있습니다.

노트는 그리고 또 다른 효능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소룡으로 잘 알려진 브루스 리는 철학도 출신 무술가로서 촬영 틈틈이 노트를 했는데 후에 그에게 남겨진 유일 혈육인 딸은 힘들 때마다 아빠의 유작 노트를 보면서 인생이 변곡점에서 만난 위기를 넘어갔다고 하죠. 그렇다면 노트는 저장성, 세대 이어주기로도 탁월한 겁니다. 모바일은 개인사 저장 능력에서 불안한 매체입니다.

생각력을 키웁시다!
그 일환으로 종이 노트를 합시다. 그래야 한국의 생각력이 커지고 세상의 논객이 됩니다.

그래서 오피니언타임스은 노트를 하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필명 작가 ‘써니(Sunny)’의 <노트의 요정> 이야기를 16여회에 걸쳐 단독으로 시작합니다. 노트의 필요성을 이성으로 이해하기보다 우선 감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핀란드 신목(神木)에서부터 비롯된 노트의 역사 그리고 책과 노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페르푸메의 힘, 노트의 위기를 맞아 벌이는 요정들의 재치와 갈등과 분열 그리고 힘들고 감동적인 회복 과정이 잘 담겨 있습니다.

폴 스미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모든 것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그것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적절히 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써볼까요.

“당신은 모든 것을 노트할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그것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적절히 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피니언타임스 독자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연재기간 중 좋은 노트 습관을 가진 분의 기고, 종이노트로 달라진 사례, 자발적인 샘플 노트 사진을 열린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관련 내용을 오피니언타임스 이메일(news34567@opiniontimes.co.kr)로 보내주시면 <노트의 요정> 연재 중이나 이후 보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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