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말머리]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똑딱똑딱.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퇴근 시간을 향해 성큼성큼 움직인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도처에서 ‘칼퇴(근)’와 ‘워라밸’을 외친다. 한 대기업에서는 대표이사와 임원이 직접 나서 정시 퇴근 독려 캠페인을 진행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가 직장에서 정시 퇴근을 하려는 것은 단순히 더 빨리 쉬고 싶어서가 아니다. (물론 회사에서 열심히 근무를 한 후 집에서 편안하게 쉬려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이들은 일하는 것 외에도 무언가를 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회사에 들어간 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를 습득하고자 하는 욕심과 갈증이 있는 것이다.

©픽사베이

이들은 퇴근 후 학원에 가서 외국어 수업을 듣고, 백화점 문화센터의 요리 강좌를 신청해 ‘요섹남’이 되려고 한다. 이런 달라진 환경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펼치려면, 퇴근 후 학생이 되길 자처하는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의 발길을 잡아야 한다.

한 백화점은 이름부터 벌써 신선한 ‘워라밸 페어’를 진행했다. 댄스, 그림 그리기, 필라테스 등 직장인의 취미와 관심사를 반영한 강좌를 증설했다. 강좌 시간도 퇴근 후 직장인들이 수강하기에 용이한 저녁 시간대에 집중 배치했다. 유명 어학원 중 한 곳은 직장인 환급반을 선보이며 ‘워라밸 캠페인’을 실시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직장인들은 회사에 일상이 예속되었던 기성세대의 근무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을 더 배우고, 더 성장하고 싶어 한다. 어디서? 회사 밖에서!

앞으로는 퇴근 후 무엇을 배우는지, 퇴근 후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는지에 대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 경쟁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가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하여 이들의 다변화하는 니즈를 수용할 수 있는 보다 다채로운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교육뿐 아니라 퇴근을 빨리 한 직장인들 간의 네트워킹을 도와줄 이벤트나 교류 플랫폼도 선보여야 할 것이다.

퇴튜던트의 성장 욕구를 누가 채워줄 수 있을 것인가, 그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석혜탁

대학 졸업 후 방송사 기자로 합격. 지금은 기업에서 직장인의 삶을 영위. 
대학 연극부 시절의 대사를 아직도 온존히 기억하는 (‘마음만큼은’) 낭만주의자

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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