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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도 소통한다는데[도영인의 정화수(井華水)]
도영인 | 승인 2018.11.02 08:40

[논객닷컴=도영인] 자신을 잘 돌보는 방법 중에서 숲속을 산책하는 것만큼 몸과 영혼을 평안하게 하는 일도 없는 것 같다. 도시에 사는 주민들이 피곤을 느끼거나 에너지가 부족하고 신체적으로나 영적으로 고갈되었다고 느낀다면 여러 원인들 가운데 산소부족이 한 가지 중요한 이유일 수 있다. 다행히 필자가 사는 아파트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작은 호수와 웅장한 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겨운 산책로가 있어서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산소를 내 몸이 공짜로 들여 마시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고마운 일이다. 청정한 나무들이 의연하게 서있는 산책로를 따라 새소리 들어가면서 보드라운 바람결을 느끼고 날씨가 좋으면 금상첨화 격으로 햇살의 밝은 기운까지 받으며 산책시간을 즐길 수 있다. 당연한 일로 예사롭게 여기지만 않는다면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은 단연코 살아있는 기쁨 중 으뜸가는 혜택이다.

ⓒ픽사베이

선사시대에 대기 중 산소가 30%내지 35%였던데 비해 오늘날에는 21% 정도에 불과하고 도시 중심에 가까울수록 그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으로 산소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구가 밀집하거나 산업단지일 경우에는 산소가 더 낮은 수준이라는 보고가 일찍이 십년 전에 영국에서 발행되는 권위 있는 신문인 가디언(The Guardian)지에 보고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시스템 과학자인 어빈 라즐로(Ervin Laszlo)박사에 의하면 이미 지구 대기 중의 산소수준은 건강한 세포와 장기 및 면역체계를 유지하기에 적절한 수준이 못된다. 낮은 산소량은 인간을 암이나 다른 질병에 취약하게 하고 만약 산소가 6–7%까지 떨어진다면 더 이상 생명유지가 어렵게 된다고 한다.

숲속 나무들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혜택을 예사로이 여기지 않고 산림 속의 활력과 매력에 푹 빠져서 평생 동안 산림생태계를 전문으로 연구해 온 캐나다의 생태과학자인 수잔 시마드(Suzanne Simard)교수는 나무들이 서로 소통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과학적’ 발견을 한 바 있다. 숲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고 상호 의존하는 나무, 식물, 동물, 곤충 등이 함께 생물군계들(biomes)을 이루고 있다. 시마드 교수의 연구보고는 그저 놀라울 뿐인데, 산림에는 일종의 균근 곰팡이(mycorrhizal fungi)를 활용하는 지하정보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이 미묘한 의사소통체계를 통하여 나무들은 위험한 곤충이나 질병 등에 관해 다른 나무에게 위험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친척뻘 되는 나무를 분별할 수 있고 같은 종이거나 결핍상태에 있는 다른 종류의 나무들에게 영양을 더 많이 공급하기도 한다고 한다.

어린 나무들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산림 속 엄마나무(mother trees)들은 생태적인 장점을 노리고 무작정 서로 경쟁하는 대신에 지하생명체와 긴밀하게 연결망을 갖추고 적극적인 상호협력을 하는 하나의 유기체를 운영한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생태계 전체에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줄 뿐만이 아니라 상호 협력함으로써 전체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한다. 생명공학과 후생유전학을 포함하는 신(新)과학 분야의 확장과 발달을 통해 앞으로 모든 생명체의 연계성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오염과 자연생태계 훼손으로 말미암은 극심한 기후변동현상을 겪고 있는 현 세대 인간들은 지금까지 만물의 영장으로서 지구 어머니(the mother earth)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자연자원을 함부로 남용해왔다. 이제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연생태계에서 협동체계를 배우고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생활패턴을 바꾸기 시작할 때이다. 무분별한 산림벌목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환경을 해치는 소비위주 자본주의 생활습관을 고쳐나가려면 경쟁보다는 협력을 목적으로 의사소통하는 엄마나무들처럼 모두가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 나무뿌리 밑에 널리 펴져있는 지하정보시스템보다 훨씬 더 비교할 수 없이 우수한 인터넷정보망을 갖추고 사는 현대인들은 그 정보들을 공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한경쟁에 사용하기에 정신없이 바쁜 것이 아닌지 깊이 통찰해 볼 일이다.

누구나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온갖 정보를 너무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현 시대 사람들은 협동을 할 의도만 있다면 얼마든지 효율적인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공공이익(the public interest)이나 공공선(the public good), 또는 공동체 보호를 위해 의사소통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고 단기적 혜택만을 꾀하는 편협한 의사결정을 위해 귀중한 정보망이 쓰이고 있다는 데에 있다. 특정단지 내 아파트 가격을 높이기 위해 집 소유자들끼리 연대한다면 당장은 소수 개인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사회라는 전체공동체에 크나큰 해악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대다수 사람들의 이익과 장기적 혜택을 우선시하는 공공선 개념은 엄마나무들처럼 지혜로운 사람들이 먼저 실천할 필요가 있다.

소수의 가진 사람들 혹은 특권층만을 위해 정보교환하기에는 지구공동체는 너무나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 산불, 쓰나미, 태풍과 홍수 등 기후 온난화와 관련된 온갖 재해 때문에 경제적 손해뿐만이 아니라 극심한 심리적 불안과 정서적 위험에 처해 있는 인류공동체는 이제 생태계시스템으로부터 상생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 미국 샌타바버라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지구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체의 9%에 불과하다는 연구발표를 내놓았다. 재활용되지 못하고 대양을 떠도는 플라스틱쓰레기는 거대한 고래 배 속에 안착되어 매년 수많은 고래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어디 고래나 생선뿐인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생선은 안 먹고 포기한다고 해도 인간에게 필수적인 소금까지 오염되었다니 얼마나 난감한 문제인지 모른다.

문제가 크고 심각할수록 우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커피를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마시려면 어찌해야할까? 이제 휴대용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컵 대신 집에서부터 자신의 컵을 준비해 갖고 다니는 등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을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고 일반대중이 솔선수범하는 방식으로 하루빨리 생활화되어야 한다.

건강한 산림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낌없이 협동하는 나무들처럼 이제 사람들도 공생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적 의사소통에 더욱 힘써야 한다. 미래세대를 염려하는 지혜로운 동네 아줌마부터,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지구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청소년들까지 지구환경보호에 앞장 서길 바란다. 산소가 풍부한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대양이 있는 아름다운 지구환경은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다.

경쾌한 숲길 산책시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하고 청정한 지구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한국인의 집단의식도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나무들처럼 서로를 돕기 위한, 지혜로운 대화를 더 많이 나누어야 한다. 하루빨리 지구생명체 전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보는 높은 의식수준이 생기길 기원한다. 

어둠 속 이야기 (도영인)

사람들 목소리가 얼마나 역겨워
우리 모두 멀쩡한 귀머거리가 되었는지
그래도 침묵보다 밝은
귓가를 스치는
빛의 파동을 느끼기 원하는 나는
온 몸으로 당신 눈빛을 보려 합니다
그렇지, 경청이란
내 가슴과 네 눈이 하나가 되는 것이지
당신 사정부터 이해해야 할라나
다급하니 내 이야기부터
사슬에서 풀어내도 될까요?
어쩌다 우리 모두 귀머거리가 되었는지
어쩌다 두 날개 색깔이 정반대되고
몸통은 제각기 생각들로 무거워져 더 이상
얘기해 보아야 날아갈 수 없다고요?
그래도 어둠 속 침묵을 뒤로 하고
큰 새 한 마리 맥박소리 흐르는
희미한 새벽 강가로 다가가요
당신과 나 밤새도록 이야기 나누어요
한 이불 속에 누운 남과 남
심장이 깜깜해지는 딱 그만큼씩
또 하루 새 날이 밝아 오고 있네요

도영인

한 영성코칭연구소장
영성과 보건복지학회 고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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