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청춘사유]

ⓒ심규진

[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 아니라 ‘뒷담화’이다. 직장인 중 한 번도 뒷담화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세상의 큰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뒷담화를 안 해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뒷담화는 직장인들의 영혼에 산소를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목구멍에 먼지가 끼인 날 해장국 한 그릇이면 속이 시원해지듯 뒷담화 10분이면 가슴 한 켠 쌓인 응어리가 일시적으로 내려간다. 마치 화장실에 토해내는 오물처럼.

그렇다고 무분별한 험담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직접 해할 수 없으니 뒷 켠에 앉아 가슴에 박힌 못을 서로 뽑아주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건네는 수준이다. 나의 말에 누군가 고개라도 끄덕여주면, 아니 가만히 들어 주기만 해도 내일 다시 출근할 힘이 솟아난다. 아, 아버지는 30년 세월을 어떻게 버텨 내셨을까. 아버지가 알고 있는 뒷담화만 해도 장편소설 시리즈 감이신데...

"아버지, 참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저도 이제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