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의 하루 시선]

[오피니언타임스=정수연] 6차 산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필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6차 산업을 아는지 물어보면 4차 산업 혁명과 연관 지어보다가 그게 뭐냐고 되묻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6차 산업은 농수산업인 1차, 제조, 가공업인 2차, 그리고 서비스업인 3차 산업이 복합된 산업이다. 지금은 농촌 융복합 산업이라고 더 많이 불리며, 줄어가는 농가 소득에 대한 방안으로 농산물 생산과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닌 2, 3차 산업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쉽게 생각하면 사과를 생산하는 농가에서 사과 생산 및 판매는 물론 관광객들에게 사과 체험 공간을 마련해 사과 따기 체험과 같은 3차 산업과, 사과즙과 같이 가공한 형태로 판매하는 2차 산업을 함께 진행해 농가 수익을 더 늘리는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6차산업 우수사례 중 하나인 경남 창원 빗돌배기마을에서 어린이들이 감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빗돌배기마을 홈페이지

6차 산업, 즉 농촌 융복합 산업은 농가고령화와 이촌향도 현상, 농산물 시장 개방과 도농 소득 격차 심화 등 흔히 생각하는 농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농촌 융복합 산업 농가의 한 예로 일본의 모쿠모쿠팜을 들 수 있다. 모쿠모쿠팜은 농업 체험학습, 숙박, 레스토랑, 농산물 장터, 공연장, 햄 공장 및 맥주 시음장, 그리고 각종 농원과 목장 등 농업과 휴양을 테마로 한 농장이다. 이곳은 연간 방문객 50만명을 유치하며 대표적인 농촌 융복합 산업(6차 산업) 선도 농장으로 소개된다. 우리나라에도 성공적으로 농촌융복합산업에 성공한 농가들을 찾을 수 있다. ‘6차 산업’ 사이트에서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등 지역별 우수사례를 볼 수 있고, 성공 사례 또한 정리되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취재했던 한 농촌 융복합 산업(6차 산업) 농가는 우수 사례들과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학교 기자단으로 6차 산업 농가 취재를 위해 찾아갔던 한 농가에선 농촌 융복합 산업(6차 산업)을 “코끼리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코끼리를 설명”하는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현실적으로 낮은 확률로 성공한 농가 사례를 들며 농민들에게 농촌 융복합 산업을 장려하는 것이 너무 희망 고문이 아닌가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인터뷰했던 농가의 경우 1차 산업과 함께 교육 농장으로서 3차 산업을 진행하지만 사실 이를 통해 그리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 2차 산업을 더하면 추가적인 지원금이 나온다며 설득이 들어온 적도 있지만 가공, 제조 건물을 짓는데 드는 비용이 국가 지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기에 이를 포기하고 1차, 3차 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소득 증대를 위해선 규모화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비용이 더 커 오히려 소득이 줄어드는, 규모의 함정이라며 ‘농민은 바닷물을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융복합 산업이 농촌 문제 해결을 위해 대두되었음은 분명하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선 줄어가는 농촌 소득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고, 농산물 판매만으로는 올리기 어렵지만 2차, 3차 산업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생산하면 농촌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2차, 3차 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그리고 지원금이 나와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등 위의 사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농가 소득 창출을 가로막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에 접근한다면 정책 면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필자 또한 명확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언급한 것은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농민이 더 이상 바닷물이 아닌 생수를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 

정수연

사람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이해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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