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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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너도 나도 ‘노모포비아(Nomophobia)’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노모포비아는 말 그대로 휴대전화가 내 손에 없으면, 혹은 휴대전화를 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더 나아가서 공포감까지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가족이랑 식사를 할 때든, 대중교통에 몸을 싣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든, 심지어 친구나 연인과 함께 있을 때도 우리들의 눈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은 스마트폰이다. ‘확인 강박’에 시달리는 건지, 아니면 습관적으로 손이 가는 건지 주야장천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

뭐 하나 맘대로 되는 게 없고, 계획은 늘 계획에서 끝이 나고, 정치는 시끄러우며, 경제는 복잡하고 어렵고 짜증까지 난다.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화면만 간편하게 보여주는 스마트폰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여러 편리함을 준 고마운 녀석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애착을 갖게 되는 대상이 고작 스마트폰인 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이 길지 않은 글을 쓰는 중에도 필자는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참 꼴이 우습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국내 웹상에서는 최근엔 이와 같은 모습은 ‘혼연일체’에 대한 언어유희로 ‘폰연일체(Phone然一體)’라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고등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면 자유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침묵과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도 덧붙이며.

평일에는 직장인의 삶을 영위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쳐도, 금요일 저녁부터는 이놈을 며칠 재워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너도 좀 쉬어야지”라고 말하며 스마트폰 액정 밖 세상에 더 시선을 두어야겠다.

우리의 눈도, 스마트폰도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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