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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환경 경쟁을 응원한다[석혜탁의 말머리]
석혜탁 | 승인 2019.07.01 10:49

필환경. 참 예쁘고 멋진 말이다.

필환경의 ‘필’은 ‘반드시 필(必)’이다. ‘친환경’을 넘어서 ‘필환경’, 즉 환경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됐다는 의미이다. 기존에 많이 쓰던 표현인 ‘친(親)환경’이 권장 혹은 선호 정도의 개념이었다면, 필환경은 의무이자 우리 모두의 과제로 격상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여러 분야의 기업에서도 이 ‘필환경’의 중요성을 주목하며 다양한 그린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한 홈쇼핑 회사는 비닐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배송 상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테이프가 있어야 단단하게 포장해서 배송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 상자에는 친환경 접착제가 부착된 날개가 박스 상·하단에 있어서, 비닐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도 날개만 접어주면 포장을 손쉽게 마칠 수 있다.

‘테이프 안 쓰는 게 무슨 대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보통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배송 박스에 사용되는 비닐 테이프의 주성분은 폴리염화비닐이다. 이 소재를 자연적으로 분해하려면 무려 10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아직 모든 상품에 이 박스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점차적으로 적용 상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박스를 받고 버릴 때 더 간편해진다는 이점도 있다. 기존에는 비닐 테이프를 뜯어서 분리 배출해야 했는데, 이런 친환경 박스는 종이류로 버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홈쇼핑 회사는 운송장의 크기도 줄였다. 상자 위에 붙어있는 네모난 운송장도 보통 화학물질로 코팅이 된 특수용지를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재활용이 여의치 않은데, 이 운송장의 크기를 20% 줄이는 결정을 한 것이다.

또 두세 달 전 한 복합쇼핑몰에 들렀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테이크아웃 컵을 가져오면, 그 안에 식물을 담아주는 친환경 이벤트였다. 꼭 그 쇼핑몰에서 산 컵일 필요도 없었다. 그냥 빈 컵을 가져오면 다육식물을 담아주는 행사였다. 평소에는 무심코 버렸던 플라스틱 컵이 예쁜 화분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픽사베이

그래서 요즘엔 ‘리사이클링(recycling)’, 즉 재활용이 아니라 빈 컵이 화분이 되는 것처럼 ‘업사이클링(upcycling)’, 즉 ‘새활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괜히 up이라는 말이 들어간 게 아닐 터, 향상을 의미하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이 합쳐진 말이다. 즉 폐기물을 본래 효용보다 더 높은 가치로 재활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자극적인 판촉 경쟁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담은 필환경 경쟁을 지켜보는 것은 고객으로서 꽤나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필환경 행보를 묵묵히 걷는 기업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그리고 열렬히 응원한다. [논객닷컴=석혜탁] 

 석혜탁

- 대학 졸업 후 방송사 기자로 합격지금은 기업에서 직장인의 삶을 영위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저자. 
칼럼을 쓰고, 강연을 한다. 가끔씩 라디오에도 나간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석혜탁  sbizconom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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