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4]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입 냄새의 상당수는 장부의 기능 약화에서 기인한다. 입안 냄새증인 구취는 구강, 위, 장 등의 염증이나 기능 저하로 인해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구취의 주요 원인을 위열로 보았다. 위나 장에서 소화가 제대로 안 돼 쌓인 열기가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과로, 스트레스도 위의 기능을 떨어뜨려 침 분비를 약하게 한다.

구취는 이처럼 질환적인 경우와 함께 생리적인 현상도 있다. 질환 구취는 장부의 기능약화 등이 질환으로 이어져 입 냄새가 나는 것이다. 반면에 생리적 입 냄새는 음식섭취, 아침 기상 직후 등으로 자연적으로 소멸될 수 있는 악취다. 질환에 의한 입 냄새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해소된다. 이에 비해 생리적 구취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섭생 등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구취 제거나 완화에 도움되는 생활 속 실천사항 10가지를 정리했다.

©픽사베이

첫째, 혀 닦기를 한다. 입 냄새는 입 안을 깨끗하게 하면 많이 사라진다. 따라서 칫솔질을 식후에 수시로 하는 게 좋다. 양치 때는 특히 혀에 낀 설태를 제거하는 데 신경을 쓴다. 혀의 안쪽과 아랫부분에 혐기성 세균증식 확률이 높다. 혀의 깊숙한 안쪽부터 앞쪽으로 부드럽게 3~4차례 닦는다.

둘째, 물을 자주 마신다. 입 마름이 계속되면 세균 증식여건이 돼 구취가 발생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구강 건조를 막고, 입안을 헹궈주는 효과가 있다. 악취 유발 원인이 되는 세균과 음식 잔해물 청소 효과가 있다. 차가운 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더 좋다.

셋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허기가 진 상태는 입 마름과 함께 구취 개연성이 높다. 흔히 아침에 일어나면 입 냄새를 의식한다. 이는 수면 중 침 분비가 적은 탓과 함께 공복이라는 특수성이 함께 작용한다. 공복 시에는 침의 분비가 줄면서 세균을 없애는 자정능력이 떨어진다. 식사를 거르면 구취 증가 요인이 된다. 따라서 구취 위생상 규칙적 식사가 바람직하다.

넷째, 구취 유발 음식을 삼간다. 입 냄새와 연관성 높은 음식은 달걀, 파, 마늘, 양파 등이다. 강한 향신료는 황을 포함한 경우가 많다. 음식으로 섭취된 황은 소화기와 혈액, 폐를 거쳐서 숨을 쉴 때 배출된다. 입 냄새를 의식하는 사람은 강한 향신료 음식이나 유제품, 단 음식은 잠시 피하는 게 좋다.

다섯째, 채소를 섭취하고 육류를 삼간다. 섬유질이 풍부한 시금치 녹차 우엉 당근 브로콜리 등은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표면이 거친 섬유질 식품은 타액선을 자극해 침 분비를 촉진시킨다. 반면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육류는 황화합물을 만드는 세균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구취를 줄이려면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포함한 저지방 음식의 섭취가 좋다. 또 무설탕 식음료가 바람직하다.

여섯째, 구강청결제를 사용한다. 구강청결제 용도는 입냄새 제거, 구강 세척이다. 다만 알코올은 입안을 마르게 할 수 있다. 무알콜 성분의 구강청결제 사용이 권장된다. 또 잦은 사용은 자제한다. 구강청결제를 오랜 기간 계속하면 입안의 유해세균과 구강점막을 보호하는 세균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구강청결제는 장기간 사용 보다는 짧은 기간 사용이 바람직하다.

일곱 째,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잠이 보약이다. 잠은 만병의 근원인 피로를 씻게 한다. 피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부른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많아지고, 침 분비는 감소된다. 입 안 건조는 세균 증식으로 이어진다. 악취의 주요한 요인이다. 충분한 수면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침 분비를 원활하게 한다.

여덟째,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긴장과 스트레스는 입안을 마르게 한다. 긴장이 해소되면 몸이 평온해지고, 생리 리듬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된다. 침의 분비도 촉진된다. 따라서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명상, 산책, 가벼운 운동 등을 하면 생리적 입 냄새에서 자유로워진다.

아홉째, 구강체조를 한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정신건강의 일환으로 고치법은 수행했다. 고치법은 구강체조로 치아끼리 마주치는 운동이다. 윗니와 아랫니를 가볍게 수십회 부딪치는 데 침 분비에 유용하다. 또 혀 돌리기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열 번째, 녹차를 마신다. 양배추 등의 섬유질 식사와 함께 입 안을 마르게 하는 담배와 커피를 피한다. 대신 폴리페놀 성분이 많은 녹차와 홍차는 입 냄새를 약화시킨다. 생강차와 레몬차는 일부 살균 작용이 있다. 입 안의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위와 같은 입 냄새 완화 섭생과 생활에도 불구하고 구취가 지속되면 질환과의 연관성을 살피는 게 좋다. 장기간 지속되는 구취는 오장육부와 관련된 질환과의 연계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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